'킬링 로맨스' 이선균 "개연성無·현타 왔던 캐릭터, 마음껏 갖고 노시길"[인터뷰S]

▲ 이선균. 제공ㅣ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이선균이 역대급 변신을 보여준 조나단 나(존 나, John Na) 캐릭터 공개를 앞두고 관객들에게 마음껏 가지고 놀아 달라는 기대를 전했다.

1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에서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 역을 맡은 이선균은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선균은 "시나리오를 재밌게 봤지만 이걸 어떻게 찍으려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솔직히 부정적인 그림이 컸다. 너무 안 떠올랐다. 캐릭터를 갖고 있는 분들이 조나단의 옷을 입으면 훨씬 반전의 맛이 있을 것 같았다"며 "궁금했다. 거절을 하더라도 저한테 왜 준 건지 싶어서 미팅에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1시간 미팅 후 미국에 갔다. (이)하늬를 만났는데 긍정적으로 할 것 처럼 하더라. 진짜 첫 마디가 '너 진짜 할 거야?'였다. 서로 확인했다. 하늬가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나. 모든 것을 다 던지고, 내놓고 하는 연기를 다양하게 하다보니 하늬에 대한 믿음도 컸다. 현장이 되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과정을 밝혔다.

그는 "처음엔 저도 조나단이란 역할이 어색한 게 있고 보는 분들도 당황하실 것 같아 고민을 했다. 오히려 가면놀이 하듯이 과장된 것이 있으니 연기할 땐 오히려 편했다. 애드리브도 많았다. 주체적으로 훨씬 자유롭게 했다"며 "'잇츠 굿'도 원래 대본엔 없었다. '좋아' 정도였는데, 최근에 골프에 빠져서 담에 걸려 도수 치료를 받았다. 치료사 분이 '굿~'이라고 하는게 너무 웃겨서 '어 이거 재밌는데' 싶어서 하게 됐다. 감독님 반응이 좋아서 '잇츠 굿'으로 바꿔서 추임새처럼 썼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 이선균. 제공ㅣ롯데엔터테인먼트

또한 이번 작품은 촬영하며 코로나 상황 때문에 바뀐 신들이 꽤 많았다고. 이선균은 "사실 첫 장면은 해변에서 (조나단이)삼각 팬티만 입고 청국장 끓이는 것이었다. PT를 하다가 '이렇게까진 안되겠다'고 타협해서 신을 바꿨다. 재밌게 놀아야 하는데 너무 예민하게 펌핑하면 힘들 것 같아서 노출은 자제하고 갔다"고 말했다.

우스꽝스럽게 표현되긴 했지만, 표면 아래의 조나단은 사실 가정폭력범이기도 한 악랄한 인물이다. 이선균은 "당시 젠더 문제가 심각할 때다. 연출부와 감독이 어디까지 가야할지 제일 고민했다. 너무 안보이면 이하늬 연기가 개연성이 없어져서 수위를 놓고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자칫 배우 인생에 흑역사가 될 수도 있는 캐릭터였지만, 이선균은 캐릭터 자체를 즐기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는 "꼭 웃겨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다. 저는 오히려 영화 제목에 '존 나'(John Na)가 들어가길 바랐다. 원래 '죽여주는 로맨스'에서 '킬링 로맨스'가 됐는데 '존 나(John Na) 죽여주는 로맨스'로 하려다가 심의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위험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로 결심하면서 작품의 감독, 이하늬, 혹은 스스로 등 무엇을 가장 믿고 임했는지'에 대해 묻자 "믿을 건 저 밖에 없다. 걔들이 뭘 책임져 주겠느냐"라고 호쾌한 웃음을 터트려 현장에 폭소를 더하기도.

물론 '현타'가 온 지점도 있었다. 영화 속 조나단이 범우(공명)에게 보내는 '좋은 글' 영상에 대해 이선균은 "그거 찍을 때 너무 웃겼다. 갑자기 도복을 갈아입고 오라더라. 하는데 너무 웃겨서 그 때 제일 현타(현실자각타임) 왔다. 태권도복 입을 때가 가장 창피하더라"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앞으로 '짤'로 온라인 상에서 회자될 것 같은 조나단 영상에 대해 "즐거울 것 같다. 너무 애착이 가는 캐릭터다. 이걸로 갖고 노시면 재밌을 것 같다. 관객 분들이 마음것 갖고 노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 이선균. 제공ㅣ롯데엔터테인먼트

끝으로 독특한 톤의 작품이기에 영화를 보게 될 관객들의 반응을 향한 이선균의 궁금증과 기대감도 엿볼 수 있었다.

이선균은 "초반의 당황스러운 캐릭터, 뜬금없는 신의 전개가 있지만 오픈 마인드로 보시면 끝까지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개연성을 가지고 가는 영화는 아니기에 그렇게 봐주시면 좋겠다"면서도 "분명 호불호가 있을 것이다. 주제 의식보다는 버라이어티한 재미를 주는 게 목적이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 만족할 영화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뒤늦게 개봉하지만 오히려 요즘 시대에 더 맞는 영화가 아닐까. 유튜브 콘텐츠들이 굉장히 이슈가 되고 인기 많은 시대가 오지 않았나. 이런 영화가 그런 시대에 걸맞은 코미디 영화가 되지 않을까. 10대와 20대가 거부감 없이 볼 것 같다. 장벽만 넘어가면 마니아 층이 생길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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