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8일 만에’ 삼성 유격수의 만루포...더 ‘반가운’ 부분도 있다 [SS시선집중]

김동영 2023. 4. 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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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젊은 주전 유격수' 이재현(20)이 날았다.

삼성 유격수로는 무려 4년 만에 터진 만루포다.

이재현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만루 홈런을 날리며 2타수 1안타 4타점 2볼넷을 폭발시켰다.

삼성 유격수가 마지막으로 만루포를 날린 것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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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현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전에서 2회말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삼성의 ‘젊은 주전 유격수’ 이재현(20)이 날았다. 팀의 연승을 이끄는 결승 그랜드슬램을 쐈다. 삼성 유격수로는 무려 4년 만에 터진 만루포다. 더 놀라운 부분이 또 있다.

이재현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만루 홈런을 날리며 2타수 1안타 4타점 2볼넷을 폭발시켰다.

이재현을 앞세운 삼성은 최종 9-7로 승리하며 연승에 성공했다. 지긋지긋했던 6연패를 끊었고, 바로 연승이다. 쉬운 경기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겼다. 분위기가 괜찮다.

이재현은 단연 올시즌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이날 전까지 10경기에서 타율 0.207에 그치고 있었다. 홈런이 하나 있었지만, 출루율 0.233, 장타율 0.345, OPS 0.578로 지표가 썩 좋지 못했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왔다. 첫 시즌 75경기, 타율 0.235, 7홈런 23타점, OPS 0.597을 만들었다. 1년차에 프로의 맛을 제대로 봤고, 2년차인 올시즌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일단 초반은 썩 좋지 못했다.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은 모양새.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2회말 첫 타석에서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삼성 이재현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롯데전에서 2회말 만루 홈런을 때린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오재일의 볼넷, 김동엽의 몸에 맞는 공, 이성규의 3루수 포구 실책 등을 통해 1사 만루 기회가 왔다. 스트레일리를 상대했고, 카운트 1-1에서 3구째 가운데 높은 속구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훨훨 날아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17m가 나왔다. 2회초 먼저 2점을 주면서 끌려갔지만, 이재현의 스윙 한 번으로 모든 것을 뒤집었다. 이 홈런이 결승포다.

지난 4일 한화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쳤고, 열흘 만에 두 번째 아치를 그렸다. 또한 이재현 자신의 커리어 첫 번째 만루포다. 올시즌 리그 1호 만루 홈런이기도 하다.

삼성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성 유격수가 마지막으로 만루포를 날린 것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9년 9월4일 사직 롯데전에서 박계범(현 두산)이 5회초 그랜드슬램을 작렬시킨 바 있다.

1318일이 흘러 이재현이 주인공이 됐다. 리그 전체로 봐도 홈런 치는 유격수는 드물다. 삼성은 더욱 그렇다. 이재현이 ‘거포 유격수’로 조금씩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삼성 이재현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롯데전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후 강명구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또 있다. ‘눈’도 됐다. 올시즌 처음이자,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2볼넷을 뽑았다. 지난해 시즌 볼넷이 단 5개였다. 올시즌도 개막 후 10경기에서 볼넷 1개가 전부.

그런데 하루에 2개를 만들었다. 지난해 전체 볼넷의 40%를 하루 만에 생산. 놀라운 부분이다. ‘성장’의 증거이기도 하다. 홈런 이상으로 반가운 부분일지도 모른다.

덤으로 호수비도 보였다. 사실 7회초 송구 실책을 범하며 실점의 빌미가 되기는 했다. 그러나 8회초 2사 만루에서 빗맞은 땅볼 타구에 전력으로 붙어 포구한 후 1루로 송구, 이닝을 끝냈다. 타자가 발 빠른 안권수였지만, 이재현의 수비가 더 기민했다.

이제 20살인 선수. 앞길이 창창하다. 이재현이 잘 커주면 삼성도 웃을 수 있다. 멀리 칠 수 있는 타자인데 눈까지 되면 금상첨화다. 단순한 ‘1홈런 2볼넷’ 경기가 아니다. 꽤 의미가 있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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