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고도의 감각 지닌 문어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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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3일 노란 빛을 띠는 문어 사진을 표지로 실었다.
문어는 해저를 기어 다닐 때 다리의 빨판으로 바닥을 느낀다.
연구팀은 "빨판으로 어떤 물체의 맛을 보는 것과 같다"며 "사람이 달리기를 할 때 발을 보지 않고 뛰는 것처럼 문어 다리의 빨판 역시 자연스레 다리를 움직이며 물체를 구분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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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3일 노란 빛을 띠는 문어 사진을 표지로 실었다. 문어는 해저를 기어 다닐 때 다리의 빨판으로 바닥을 느낀다. 바닥에 놓여 있는 물체 존재 여부나 형태 역시 빨판을 이용해 파악한다.
니콜라스 벨로노 미국 하버드대 분자세포생물학과 교수와 라이언 힙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신경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문어의 빨판을 분석한 연구를 네이처에 이날 공개했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문어 빨판에는 ‘화학촉각 수용기’란 단백질이 존재한다. 빨판 내부 세포 표면에 분포하는 이 단백질은 물에 녹지 않는 분자를 가려낸다. 분자는 문어가 돌멩이인지 게 인지를 판별하는 근거가 된다. 분자 구성이 서로 달라서다.
연구팀은 “빨판으로 어떤 물체의 맛을 보는 것과 같다”며 “사람이 달리기를 할 때 발을 보지 않고 뛰는 것처럼 문어 다리의 빨판 역시 자연스레 다리를 움직이며 물체를 구분해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문어와 오징어의 화학촉각 수용기를 비교했다. 유전자와 생리학, 행동 분석 기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문어의 화학촉각 수용기가 더 정교하다는 점을 밝혔다. 연구팀은 “화학촉각 수용기가 정교하게 발달하며 다리로 자연스레 물체를 구분하는 등의 행동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같은 날 문어의 화학촉각 수용기를 극저온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를 담은 또 다른 논문 한편도 네이처에 발표했다. 극저온전자현미경은 ‘극저온’이라는 이름 그대로 수용액에 담긴 생화학 분자를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 상태로 급속히 냉각시켜 분자의 움직임을 잠깐 멈추게 한 뒤 정밀하게 관찰하는 전자현미경이다. 바이러스, 단백질 같은 생체 분자를 원자 수준에 가깝게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연구팀은 “분석을 통해 빨판이 기름기가 많은 화합물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며 “원자 수준에서 문어의 진화와 어떤 특정 행동 간 연결을 이해하기 위한 구조적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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