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TSMC·폭스콘 거느린 대만, 3월 최악의 성적표
글로벌 경기 불황에 스마트폰·PC 등 주요 IT기기에 대한 소비 절벽 현상이 일어나며 ‘IT 제조 대국’ 대만의 주요 기업들의 지난달 역대급 실적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에 납품하는 대만 톱 IT제조 기업 19곳은 지난 3월에 총 1조 7000억 대만달러(약 73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5% 하락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최대의 낙폭이다.
닛케이는 “대만 대표 IT제조사 19곳 중 16곳이 3월에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며 “‘아시아300′ 기업의 실적을 추적하기 시작한 10년 동안 가장 대규모의 매출 하락”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 아시아300은 지난 5년간 회계연도의 평균적인 매출·영업이익 증가율과 영업이익률 등을 토대로 순위를 산정하는 순위표다.
대표적으로 애플 아이폰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폭스콘의 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떨어졌고, 글로벌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TSMC도 3월들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4% 떨어지며 4년만의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 1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이 총 56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떨어졌다고 밝혔다. PC 수요가 떨어지면서 대만 LCD 제조업체인 AUO의 매출은 3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6% 떨어졌고, 대만 D램 제조업체 난야테크놀로지는 같은 기간 68.1%의 매출 하락을 겪었다.
대만은 글로벌 IT제조의 ‘큰 손’이다. 실제로 대만 폭스콘과 페가트론 등 업체는 애플의 아이폰·맥 컴퓨터·아이패드를 사실상 독점 제조하고 있다. 또 대만 기업들은 전세계 PC의 80%, 서버의 90%, 반도체의 60%와 비디오 게임 기기의 80%의 제조를 도맡고 있다. 전자 업계에서는 “대만 기업들의 매출 하락은 코로나 이후 글로벌 IT기기 수요가 얼마나 부진한지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라는 말이 나온다.
닛케이는 “제조된 제품이 실제 상점으로 배송되는 시간차를 고려했을 때, 이들 기업의 매출은 해당 상품에 대한 3개월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만 기업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일례로 증권가에선 1분기에 전분기 대비 3.6%의 매출 성장으로 ‘선방’했던 TSMC가 2분기와 3분기에는 매출 역성장을 피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투자은행인 푸방은 TSMC가 올 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2%, 순이익은 23.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닛케이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면서 하반기에도 IT기기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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