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너무 비싸’ 항의에 테러범 됐다”…유명 축구선수 ‘극단선택’, 튀니지 발칵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4. 1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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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가격에 항의하다가 테러범 취급을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한 튀니지 축구선수. [사진출처 = 페이스북]
북아프리카 국가 튀니지가 경제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바나나 가격이 비싸다고 불평을 했다가 경찰로부터 테러범 취급을 받은 자국 축구 선수가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튀니지 프로축구 1부리그 US모나스타르에서 뛰었던 축구선서 니자르 이사우이(35)는 수도 튀니스의 화상 전문 병원에서 화상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전날 사망했다.

자유계약(FA) 선수로 최근까지도 아마추어 축구팀에서 뛰었던 그는 지난 11일 튀니지 중부 카이루안주 하푸즈의 경찰서 밖에서 분신을 했다. 이로 인해 3도 화상을 입은 그는 긴급하게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그는 비싼 물가에 항의하는 자신을 경찰이 테러범 취급해 이런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신 직전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바나나를 10튀니지 디나르(4300원)에 파는 것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테러범으로 기소됐다”며 “바나나 가격에 항의하다 테러범이 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나는 자신에게 화형을 선고했다. 이제는 더는 힘이 없다”며 “내가 스스로 형을 집행했다는 것을 이 경찰국가가 알게하라”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이사우이의 사망 직후 그를 테러 혐의로 기소한 경찰서 밖에서는 가족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고, 많은 젊은 층이 가족들에 지지를 보내며 경찰서를 향해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2011년 중동과 북아프라카 일대를 휩쓴 ‘아랍의 봄’ 봉기의 발원지인 튀니지는 중동에서 드물게 민주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만성적인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해 물가가 치솟고 있으며 정부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튀니지의 지난 2월 인플레이션은 10.4%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치솟는 실업률과 화폐 가치 하락 등으로 시민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튀니지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9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추진했지만, 사이에드 대통령은 IMF가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한 식량과 에너지에 대한 보조금 삭감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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