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현미경]에코프로, 과열 경고에 '뚝'…변동성 확대에 '기대반 걱정반'
'주가 과열' 우려 크지만 개인투자자 기대감 여전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에코프로(086520) 주가가 급등세를 멈췄다. 올해 이차전지(2차전지) 대표주로 활약한 에코프로에 대해 '과도한 상승'이란 우려가 이어지면서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과열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첫 매도 리포트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코프로는 종가 기준 연고점(76만9000원)을 기록한 11일보다 20.5% 하락한 61만1000원에 마감했다. 11일부터 전날까지 개인 투자자는 2631억1400만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 2116억4500만원, 506억4800만원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는 올해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 10만3000원이던 주가는 지난 11일 장중 82만원, 종가 76만9000원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을 펼쳤다. 2차전지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우호적이었지만, 고점 기준 700% 가까이 상승한 주가는 '과열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주가 하락에 베팅(쇼트)하는 경우가 늘었다. 그러나 주가는 일부 조정되기만 했다. 지난 11일에는 1분기 실적도 발표했는데,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연결기준 매출 2조589억원에 영업이익 17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2.5%, 23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뒀다.
다만 지난 4일 삼성증권이 투자의견을 '홀드'로 하향한 보고서가 나오고 12일에는 하나증권에서 '매도' 보고서가 나오면서 타격을 입는 모습이다. 특히 매도 보고서가 나온 12일 올해 최대 등락률인 -16.78%를 기록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주가 급등에 따른 보유 지분가치 증가로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상향하나, 순자산가치(NAV) 대비 현 주가는 현저한 고평가 영역이기 때문에 투자의견을 홀드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스크를 떠안는 매수도 위험하지만 3개월 주가 562% 상승을 전부 시장의 광기로 치부하는 것 역시 현재 서있는 좌표를 오독할 위험이 있다"며 "적정 가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기업이나 좋은 주식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7일 312억원 수준이었지만 10일 1166억원으로 증가했다. 11, 13일에도 1000억원대를 넘겼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불리는 대차잔고 주수도 14일 기준 403만4077주로 지난 7일(258만7652주)보다 56%가량 늘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전략으로, 실제 주가가 하락하면 싸게 사서 차익을 내는 기법이다. 대차잔고가 늘어나는 경우 향후 공매도가 증가할 것이란 신호로 여겨진다.
다만 아직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거센 에코프로의 경우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성이 여전하다는 점, 공매도 압박을 벗어날 경우 다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남아있다. 최근 2차전지주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호재를 반영하고 있고, 에코프로는 비상장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공매도 압박에도 투자자가 쏠려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면서 주가가 폭등하는 쇼트스퀴즈가 발생할 수도 있다.
김현수 연구원은 "에코프로는 하나증권이 지난 3년간 강조해온 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치, 메탈 비즈니스의 차별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기업으로, 미래에 대한 준비가 가장 잘 된 기업"이라면서도 "향후 주가 추가 상승을 위해 필요한 것은 2030년을 반영하기 위한 시간의 경과 그 자체로, 당분간 중기 실적을 확인해 가는 상당한 기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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