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값 12년 만에 최고치…'슈거플레이션' 현실화하나

<앵커>

요즘 물가가 크게 올라서 장보기 무섭다는 분들 많습니다. 이번에는 설탕마저 올랐습니다. 설탕의 국제 가격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슈거플레이션'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설탕으로 만드는 빵이나 과자 값에도 영향을 줄 걸로 보입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4.2% 올라 상승폭이 1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9.1% 올라 여전히 강세였는데, 특히 빵, 과자는 두 자릿수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말 이후 제과 업체들이 밀가루, 식용유 등 원가 인상 요인을 본격적으로 제품 가격에 반영한 탓입니다.

[박영선/서울 강남구 : 요즘에 물가 좀 많이 오른 것 같아요. 예전에는 뭐 과자나 이런 거 편하게 샀는데….]

이번에는 설탕이 복병으로 등장했습니다.

최근 국제시장에서 백설탕 선물 가격은 1톤당 7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연초 530달러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넉 달 만에 30% 넘게 뛰었습니다.

12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에서 이상 고온과 폭우 등으로 생산량이 급감하자, 자국 수요를 먼저 맞추기 위해 2년째 설탕 수출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엔 집계 결과, 지난달 곡물과 유제품, 유지류 가격은 모두 하락했는데, 설탕 가격만 2개월째 오름세입니다.

결국 설탕이 빵과 과자 등 식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슈거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식품업계 관계자 : 제조사 입장에서는 미리 제당 회사와 가격 협상을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설탕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 인상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업체들은 당장 설탕값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가격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설탕을 많이 쓰는 식품업계에는 부담이 예상됩니다.

김수영 기자swim@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