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로맨스’ 이선균 “난감한 첫인상, 뜬금포 묘미 신세계”[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4. 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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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 15~20분만 견뎌주세요”
이선균이 B급 코미디물 ‘킬링 로맨스’로 스크린 컴백했다.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선균이 B급 코미디물로 파격 그 이상의 도전을 감행했다. 남태평양 ‘콸라섬’에서 자수성가한 재벌이지만, 속은 시커먼 빌런 조나단으로 분해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한 얼굴을 선보인다. ‘킬링 로맨스’를 통해서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선균은 상기된 모습이었다. ‘기생충’의 글로벌 신드롬으로 이름값을 드높인 그의 선택은 개성갑 장르파괴 B급 안티 로맨스. “의외의 선택”이라고 인사를 건네니, “많은 분들의 예상과 달리 큰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주로 무거운 작품을 해왔던 터라, 변주의 기회가 그저 반가웠다”며 미소를 지었다.

다만 변주 그 이상의, 파격 그 이상의, 처음 경험하는 작품 색깔에 첫 인상은 난감 그 자체였단다. 그는 “봉준호 감독도 영화의 포스터를 캡처한 걸 보내시면서 정말 궁금하다고 꼭 보겠다고 하시더라. (웃음) 사실 나도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이걸 어떻게 찍어야할지 난감했다. 첫 인상은 솔직히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장된 캐릭터를 위해 짙은 아이라인과 콧수염, 화려한 의상 등을 착용했다. 노래와 춤은 기본 각종 코미디를 다 해냈다. 이선균은 “나도 어색한게 있었고, 보는 분들도 당황하실 거 같아 고민했는데 오히려 가면놀이하듯 작정하고 하니 연기할 땐 오히려 편하더라”라며 “장르, 역할에 따라 현장에서의 태도가 많이 바뀌는 편인데 이번에는 뭘 해도 되는 캐릭터다 보니 캐릭터만 생각하고 끝까지 갔다. 과감해질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원석 감독님이 워낙 독특한 영화를 찍으시지 않았나. 감독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마성의 끌림에 결국 도전을 결심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면서 “너무 강한 캐릭터라 이전의 모든 걸 덮을까봐 일면 걱정도 되지만 그건 또 다른 걸로 덮으면 된다고도 생각한다. 이 순간만 재미있게 봐주면, 새로운 경험을 마음껏 즐기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영화 ‘남자사용설명서’(2013)의 이원석 감독의 신작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황여래(이하늬)가 팬클럽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선균은 ‘파스타’ 이후 13년 만에 재회한 이하늬를 폭풍 칭찬하며 케미에도 만족스러워했다. 사진I롯데엔터테인먼트
상대역 이하늬와는 지난 2010년 드라마 ‘파스타’ 이후 무려 13년 만의 재회였다. 이선균은 “(이)하늬가 정말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데다 코미디를 정말 잘 하는 친구라 믿고 갔다. 함께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면서 “하늬가 현장 분위기를 잘 잡아줬다. 오래 전에도 정말 열심히, 잘하던 친구라 큰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도 훨씬 더 너무 잘하고 있더라. 덕을 많이 봤다”고 치켜세웠다.

무적의 팀워크 덕분이었을까. 작품에 대한 만족감도 상당했다. 그는 “배우들 모두 정말 재미있게 봤고 만족스러워했다”며 “조나단에게 애착이 상당하다. 일단 가기로 한 이상, 놀이하듯, 무척 재밌게 열정을 다해 찍었고 그게 잘 담긴 것 같다. 물론 호불호는 있겠지만 ‘뜬금없음’이 이 영화의 묘미다. 중독되는 맛을 지닌 만화 같은 영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주제의식보다 버라이어티 한 재미를 주는 게 목적이었어요. 그런 면에서 저는 굉장히 만족하고요. 영화가 시작하고 20분까지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오픈마인드로 긍정적으로 보시면, 이 부정적인 당황스러움이 호기심의 무엇으로, 독특한 세계로 빠져들게 될 거에요. 특히 감독님의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게 볼 것 같고요. ‘남자사용법’에서 미술적으로도 그렇고 더 과감해진 영화에요. 이번 영화도 영화 속 장면 장면들이 많이 회자되면서 오랫동안 이야기가 될 영화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그는 “지금까지 관객들의 사랑 속에서 한국 영화가 이토록 발전해왔지만, 코로나 이후로 너무 큰 변화를 맞았다”면서 “재미있는 콘텐츠도 많아진 반면, 극장이 주는 의미는 잊혀지는 거 같아 아쉽다. 극장에서 느끼는 행복감, 거기 빠져있다는 재미를 젊은 친구들이 가졌으면 좋겠다. 하나 둘씩 오픈되는 다양한 영화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그래서 지금보다는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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