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속 100㎞ 넘어도 씽씽… BMW ‘X3 M 컴페티션’
BMW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3는 대중적인 차체 크기를 토대로 BMW 전체 라인업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X3는 작년 국내에서 5시리즈, X5에 이어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X3 M 컴페티션’은 X3의 고성능 모델로,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BMW M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권 구동 능력을 자랑한다. 괴력을 내뿜는 엔진이 인상적이었다.
X3 M 컴페티션은 길이 4715㎜, 폭 1895㎜, 높이 1670㎜의 대중적인 중형 SUV 크기다. 언뜻 봤을 땐 X3와 디자인 차이가 크지 않다. 전면은 BMW의 대표적인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인 키드니 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키드니 그릴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모양이 사람의 콩팥(kidney)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M 모델만의 디자인 요소도 보이는데, 수직 모양의 에어 인테이크(공기흡입구)와 그릴에 부착된 M 엠블럼, 헤드램프 속에 탑재한 푸른색 레이저 라이트, 일명 ‘뿔 미러’로 불리는 M 전용 사이드미러 등이다. 후면에 있는 총 4개의 배기구는 고성능 차량임을 뽐낸다. X3 M 컴페티션은 21인치 M 전용 휠과 M 전용 브레이크를 장착한다. 휠 속에서 은근히 보이는 푸른색 브레이크 캘리퍼는 독특한 디자인 요소이기도 하다.
차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가면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X3 M 컴페티션은 M 스포츠 시트와 M 레더 스티어링 휠을 장착했다. 운전대에 달린 붉은색 M1, M2 버튼은 BMW M 계열 차량의 상징이다. 엔진이나 서스펜션, 스티어링, 브레이크 등을 운전자가 취향에 맞게 개별 설정한 뒤 버튼 하나로 간단히 불러내는 기능이다.
시동을 걸면 거친 엔진음이 우렁차게 차체를 흔든다. X3 M 컴페티션은 M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 출력 510마력, 최대 토크 66.3㎏·m의 고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8초다. 공차중량이 2055㎏로 무겁고 SUV인데도 2도어 스포츠카만큼 빠르다.
X3 M 컴페티션은 M 전용 엔진을 쓰며 M 모델 중에서도 최상의 구동 능력을 낸다. X3 M 컴페티션의 넉넉한 출력은 어떤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가속에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끔 한다. 시속 100㎞를 넘어가도 지치는 기색이 없고, 특히 ‘M 모드’ 버튼을 눌러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차가 한층 공격적으로 변한다. 2톤 SUV 가속력의 한계를 넘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M 스포츠 시트는 뛰어난 측면 지지력으로 몸을 단단하게 붙잡고,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 움직임과 핸들링은 안정적이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쪽으로 확 기울어져 있어, 도로의 움푹 팬 구간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엉덩이에 느껴지는 충격은 꽤 큰 편이다. 또 감속을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살살 밟아도 운전자 의도와 달리 세게 울컥이며 멈출 때가 있다. 동승객을 배려한 주행에는 별로 맞지 않는다.
X3 M 컴페티션은 스톱&고(Stop&Go)가 포함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탑재했는데, 타사의 같은 기능과 비교하면 도로에서 좀 더 똑똑하게 느껴졌다. 앞차와의 거리를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는 모습이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돋보이는 장점이었다. 차선 유지 어시스트와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후진 어시스턴트 등의 기능을 지원하며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이 가능하다.
X3 M 컴페티션의 트렁크 용량은 550리터(ℓ)이며,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었을 때 적재 용량은 최대 1600리터다. SUV다운 실용적인 공간을 갖고 있다. 복합 연비는 7.7㎞/ℓ로 낮은 편이다. X3 M 컴페티션의 가격은 1억21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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