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중국도 다 쓴다는 한국제품...“1년에 176억 벌어요” [남돈남산]

신수현 기자(soo1@mk.co.kr) 2023. 4. 15.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종찬 씨앤씨 대표 인터뷰
업력 23년 구강용품 개발 외길
칫솔·치약·치실·혀 클리너·반려동물 칫솔까지
다양한 구강용품 종합 생산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씨앤씨’ 공장에서 최종찬 씨앤씨 대표가 자사 생산 제품을 들고 있다. <사진=신수현 기자>
세계적인 생활용품 브랜드 ‘암앤해머’가 아시아 진출을 본격 강화하면서 2019년 치약 생산을 위탁(OEM)한 기업이 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우리나라 기업이자 구강용품을 전문으로 개발·생산하는 ‘씨앤씨’로, 위탁 생산에 까다로운 암앤해머가 치약 OEM을 의뢰한 것은 씨앤씨가 아시아 최초다.

씨앤씨는 2019년부터 암앤해머 치약을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이 제품은 한국에 공급되고 있다. 이르면 올해부터 씨앤씨가 생산하는 치약이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 다른 국가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지금은 씨앤씨가 암앤해머 칫솔도 생산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칫솔·치약·치실·혀 클리너·반려동물 칫솔 등 구강용품 전문 제조업체 씨앤씨 공장을 방문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공장인데 대지면적 1만3646㎡(약 4127평)에 생산동 3개, 사무동 1개에 달할 만큼 규모가 꽤 컸다.

현장에서 만난 최종찬 씨앤씨 대표는 “한 달 생산 가능한 칫솔은 약 400만개, 치약은 약 100만개 달한다”고 말했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자 칫솔을 생산하는 다양한 설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러 브랜드의 칫솔이 한창 생산 중이었다. ‘앵커프리(anchorfree)’ 혹은 ‘앵커리스(anchorless)’라고 불리는 칫솔 생산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 칫솔 생산 업체 중 앵커프리 칫솔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은 씨앤씨가 유일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일반적인 칫솔은 칫솔 머리(헤드)를 별도로 만들어서 칫솔 몸체와 결합하는 형태가 아니고, 하나의 칫솔 몸체에 머리,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부분을 같이 만들고, 칫솔모를 심을 때 칫솔모가 단단하게 붙어 있을 수 있도록 금속(앵커)을 넣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면에 앵커프리 칫솔은 칫솔 머리를 별도로 만들고 머리에 앵커를 넣지 않은 상태에서 열을 이용해 칫솔모를 단단하게 고정시키고, 특수 기술을 이용해 칫솔 머리와 칫솔대를 접착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또 “앵커프리 칫솔은 칫솔 머리를 별도로 만들 수 있는 이점에 인체 공학적으로 치아 구조에 맞게 칫솔모 배열을 설계할 수 있고, 칫솔 모양과 색상, 칫솔모 원사의 종류 등을 다양하게 맞춤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씨앤씨가 생산하는 칫솔, 치약 등 제품들. <사진 제공=씨앤씨>
2000년 설립된 씨앤씨는 구강용품 개발과 생산에 집중해온 구강용품 제조 회사이다.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게 아니라, 고객사들의 의뢰를 받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한다.

입 안에 들어가는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위생적이고 인체에도 안전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사명을 ‘클린 앤드 클리너(clean & cleaner)’를 의미하는 씨앤씨로 정했다. 창업자는 최일규 씨앤씨 대표로, 최일규 대표의 아들인 최종찬 대표가 2019년부터 최일규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 씨앤씨를 경영하고 있다.

씨앤씨의 생산 제품군은 크게 칫솔, 전동칫솔, 치약, 치실, 치간 칫솔, 반려동물 칫솔, 혀 클리너, 휴대용 칫솔치약 세트 등 대부분의 구강용품을 생산한다.

최 대표는 “매출액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제품은 칫솔”이라며 “최근에는 반려동물 칫솔 생산을 의뢰하는 업체들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씨앤씨의 매출액은 176억원으로 전년(158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여러 산업과 기업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도 씨앤씨는 성장한 것이다.

최 대표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구강용품 제조사들은 기계설비·기술력 부족, 규모의 경제 등을 갖추지 못해 칫솔만, 치약만, 아니면 치실 등 1가지 종류만 생산한다”며 “씨앤씨처럼 여러 종류의 구강용품을 생산하는 곳은 우리나라에서는 씨앤씨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롭게 구강용품 브랜드를 출시하려는 고객사들이 씨앤씨에 일종의 ‘턴키(일괄 수주)’ 방식으로 모든 구강용품 생산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고객사 혹은 생산을 의뢰해온 브랜드는 유한양행, 쿤달, 이마트, 동화약품, 애경, 유한킴벌리, 대웅제약, 아모레퍼시픽, 암앤해머, 다이소 등 현재 국내외 약 50개에 달한다. 고객사를 통해 일본, 중국, 태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약 10개국에 씨앤씨 제품이 수출도 되고 있다.

씨앤씨의 목표는 사람들이 ‘구강용품하면 씨앤씨’라고 말할 수 있도록 구강용품 분야에서 최강자가 되는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도 양치질을 할 만큼 칫솔, 치약은 필수품입니다. 그리고 매일 우리 입속에 들어가는 거의 유일한 공산품이고요. 하지만 사람들이 제조사, 원산지를 제대로 안 보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칫솔, 치약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사실은 대충 생산된 저품질의 구강용품도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어요. 소비자들이 구강용품을 구입할 때 ‘씨앤씨’를 확인하고 씨앤씨가 제조한 제품은 브랜드에 관계없이 신뢰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구강용품 소비문화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 매일경제 공식 유튜브 ‘매경5F’에서 씨앤씨의 칫솔 생산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 남돈남산은 많이 팔린 제품 등을 소개하고 많이 팔리게 된 배경, 해당 기업의 경영 전략 등을 담는 코너입니다. 협찬, 광고 등을 통해 나가는 기사가 아닙니다. 기자가 기업에 직접 접촉하고 여러 가지를 직접 취재한 후 공들여 쓰는 기사입니다. 자사 제품 중에 소비자에게 사랑받아 많이 팔린 제품이 있다면 제보해주셔도 좋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