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점 의심" 반발하면서도…'정치 탄압' 단일대오 흔들

<앵커>

이번 돈 봉투 의혹 수사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를지 상황을 지켜보는 민주당은 술렁이는 분위기입니다. 사실관계 파악이 먼저라고 하면서도,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당 전체로 위기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한성희 기자입니다.

<기자>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일 때 한목소리로 검찰을 몰아세웠던 민주당 최고위.

어제(14일)는 1명의 최고위원만 검찰의 의도를 의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박찬대/민주당 최고위원 : 참 의아합니다. 대통령실 도청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갑자기 2년 전 일을 빌미로 압수수색한 점도 그렇고….]

회의 후 이어진 질의에도 말을 아꼈습니다.

[강선우/민주당 대변인 : (비공개 회의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관련해서는 특별히 논의된 부분 없습니다.]

이 대표를 둘러싼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해 단일대오를 외쳤던 때와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 겁니다.

당은 종일 술렁였습니다.

이른바 '돈 봉투'를 받은 걸로 의심된다는 의원 명단이 무분별하게 퍼졌고,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공개적으로 나왔습니다.

[조응천/민주당 의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송영길 전 대표가) 그냥 제 발로 (국내로) 들어오시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지도부 한 핵심 의원은 SBS에 "압수수색을 받은 윤관석, 이성만 두 의원의 소명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 사실관계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정치 탄압으로 맞설 국면을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정근 게이트가 열렸다"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장동혁/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이정근 판도라의 상자'가 활짝 열리게 되면 돈 봉투 선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취업비리 등 더불어민주당의 얼룩진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날 것입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진상 파악을 위한 자체 조사단을 꾸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가운데, 지도부는 다음 주 대응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양두원, 영상편집 : 위원양, CG : 최하늘)

한성희 기자chef@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