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톤 투자 7년 '동부건설', 영업이익률 2.8%대로 하락

김노향 기자 2023. 4. 1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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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사모펀드 주주 '중견건설 비상'] (1) 부채 늘고 현금 마이너스(-)인데 배당 '쏙쏙'

[편집자주]모그룹의 경영난으로 사모펀드에 팔린 시공능력 23위 동부건설과 24위 두산건설이 수난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동부건설은 영업이익 감소와 영업활동현금흐름 악화, 부채 증가 등 실적난을 겪으면서 30%대 배당을 해 최대주주 배만 불린 꼴이 됐다. 두산건설도 사모펀드 주주를 맞은 다음 해 실적이 나빠져 직원 급여가 줄었지만 임원 보수는 늘었다. 시공능력 83위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사모펀드 지배하에서 코스닥 전자회사로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기업사냥꾼의 이미지를 벗고 부실기업의 경영정상화라는 청사진을 기대하게 했던 사모펀드는 다시 이익 극대화가 목적이라는 프레임을 빠져나오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동부건설 인수를 위해 조성된 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의 만기가 3년여 남은 시점에서 동부건설 주가는 인수·합병(M&A) 당시보다 하락했지만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시가총액이 1.7배 늘어난 상황이다. /그래픽=강지호 디자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키스톤 투자 7년 '동부건설', 영업이익률 2.8%대로 하락
(2) 두산건설, 사모펀드 인수 1년 만에 순손실 '2131억원'
(3) 이름만 '대우'… 기업사냥꾼에 당한 '대우조선해양건설'

토지신탁업계 매출 2위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과 사모펀드 대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해 기업 정상화를 이룬 시공능력 23위 동부건설이 실적 악화에도 주주 배당을 잔뜩 늘렸다. 고금리 여파로 건설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부채비율과 현금흐름 등 유동성이 나빠지자 사모펀드 등 투자자금의 회수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키스톤PE가 동부건설 인수를 위해 조성한 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의 만기가 3년여 남은 시점에서 동부건설 주가는 인수·합병(M&A) 당시보다 하락했지만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시가총액이 1.7배 늘어난 상황으로 사실상 매각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시각이 있다.


현금흐름 -2000억원대인데 배당 '29%'


동부건설은 2016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완료하고 키스톤에코프라임과 M&A 본계약을 체결해 2060억원에 팔렸다. 당시 주가는 9000~1만2000원대였다. 동부건설 현재 주가는 6000~7000원대로 하락했다. 하지만 동부건설의 시가총액은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된 당시 970억원에서 현재 1620억원으로 늘었다. 주가 폭락에도 신주 발행 등 유상증자를 실시, 시가총액 규모를 늘렸다.

동부건설은 현금 확보가 용이한 공공공사 등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을 이어가 M&A 3년 만인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1554억원(이하 연결기준), 555억원을 기록했다. 회생절차 종료 시점인 2016년 매출(5855억원)과 영업이익(161억원)의 2~3배 규모로 성장했다.
동부건설은 M&A 2년 만인 2018년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현금배당성향은 8.6%였다. 다음 해인 2019년엔 배당성향을 3배 늘려 25.8% 배당했다. 이후 배당성향은 ▲2020년 46.6% ▲2021년 17.8% ▲2022년 29.4% 등을 기록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461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1.6% 성장했지만 영업이익(413억원)과 당기순이익(394억원)은 각각 32.6%, 66.2% 줄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감소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4.1%에서 지난해 2.8%로 감소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더욱 악화돼 ▲2020년 -410억원 ▲2021년 -515억원 ▲2022년 -2082억원 등으로 나빠졌다. 해당 기간 동안 부채비율은 107.5%에서 171.0%로 치솟았다. 실적난에도 지난해에 배당을 늘린 것이다.

연도별 주당 현금배당금은 ▲2020년 900원 ▲2021년 900원 ▲2022년 500원 등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최근 건설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배당의 기준이 되는 당기순이익이 줄었고 배당금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주잔고와 공사대금 매출 등을 고려할 때 재무 리스크에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나 금융시장 경색이 지속될 경우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지호 디자인 기자


동부건설 투자 펀드 만기 3년 후 도래


지난해 말 기준 키스톤에코프라임은 동부건설 지분 56.4%를 보유해 연초 대비 0.4% 줄였다. 키스톤에코프라임은 한국토지신탁과 키스톤 PE가 2016년 동부건설 인수를 위해 출자한 사모펀드다. 한국토지신탁이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지분 87.0%를 보유했다.

한국토지신탁 최대주주는 코스닥 전자회사 MK전자(11.2%)와 자회사 MK인베스트먼트(24.3%)이며 소액주주가 49.4%를 보유했다. MK전자는 지주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오션비홀딩스(24.1%)와 전북 전주에 소재한 신성건설(6.7%), 차정훈 MK전자 회장(5.1%)이 지배하고 있다. 차 회장은 신성건설을 모태로 MK전자·한국토지신탁·동부건설·HJ중공업을 차례로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동부그룹이 동부건설을 매각한 당시에 차 회장이 한국토지신탁을 통해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조성한 키스톤에코프라임의 펀드 만기는 5년 후인 2021년에 도래해 5년 재연장, 2026년 6월 다시 만기된다.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한국토지신탁이 직접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회사 관계자는 "펀드 만기가 도래하지도 않았고, 따라서 계획 자체가 없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토지신탁업계 1위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한 시행사 MDM(엠디엠)도 사모투자회사를 통해 신탁을 간접 지배하다가 2011년 직접 지분을 인수했다.

토지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신탁사의 영업이익률은 1위 한자신이 60%대, 2위 한토신도 20%대로 시공사 대비 최대 10배 이상 수익을 내고 있어 현금 확보에 유리하고 앞으로 공격적인 M&A에 나설 수 있는 환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2021년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 컨소시엄을 이용해 KDB산업은행 지배 하에 있던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 인수에도 성공, 현재 지분 66.9%를 보유했다. 한국토지신탁 지분율이 90.3%인 사모투자회사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최대주주로 지분을 보유한 형태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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