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낙폭 늘었다 줄었다…집주인·수요자 동상이몽

나원식 2023. 4.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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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전국 아파트값 낙폭 -0.17%, 다시 축소
서울 하락세 완화 지속…송파·동작구는 상승
한은 금리 동결…부동산PF 등 경기 침체 우려 지속

지난주 전국 집값 하락 폭이 커졌는데 한 주 만에 다시 낙폭이 줄었습니다. 서울의 경우 하락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요.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낙폭의 변화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입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정부는 부동산세 등 규제를 완화해주면서 집주인들의 부담이 확연하게 줄었는데요. 버틸 힘이 더 생긴 셈입니다. 반면 수요자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쉽게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고요. 양측의 줄다리기가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전망입니다.

주간 아파트매매가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송파·동작은 상승 반전…노원·마포는 낙폭 확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7% 하락하며 전주(-0.22%)보다 낙폭이 줄었습니다. 지난주에는 하락세가 가팔라지나 싶더니 다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인 건데요.

지방(-0.20%→-0.17%)과 수도권(-0.25%→-0.17%) 역시 전국 집값과 같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전주 낙폭이 확대했지만 한 주 만에 다시 하락 폭이 줄었습니다.

서울의 경우 지난주 아파트값 변동률에 변화가 없었는데요. 이번 주에는 -0.11%를 기록하며 전주(-0.13%)보다 낙폭이 축소했습니다. 서울만큼은 하락세가 완화하는 흐름이 지속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서울 내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구(0.02%)와 동작구(0.01%)의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강남구(-0.01%)의 경우 그간 인근 서초구나 송파구에 비해 하락세 둔화 흐름이 눈에 띄지 않았는데 이번 주에는 낙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반면 노원구(-0.10%→-0.13%)와 마포구(-0.12%→-0.15%), 동대문구(-0.27%→-0.28%) 등 낙폭이 되레 확대한 자치구도 적지 않았습니다. 서울 25개 구 중 8곳의 하락 폭이 전주보다 커졌는데요. 이렇듯 지역별로 낙폭이 늘었다 줄었다 다소 혼란스러운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주요자치구 아파트매매가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 관망세가 지속하며 하락세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역세권 중저가·소형 평형 위주로 간헐적 수요 발생하며 문의가 증가하는 등 일부 매물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하락 폭은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리 동결에 집주인 부담↓…수요자들은 "안 사요~"

이번 주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동결했다는 점이 주목받았는데요. 그간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금리 공포'가 가장 큰 변수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불안 심리가 차츰 완화하는 분위기입니다. ▶관련 기사: 사그라든 부동산 시장 '금리공포'…남은 변수는?(4월 12일)

특히 집주인들의 경우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데다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도 줄면서 집을 팔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전셋값 하락세도 지속해 둔화하면서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못 내줘서 집을 급하게 내놓는 경우도 줄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24%로 전주(-0.25%)보다 낙폭이 줄었습니다. 9주째 하락 폭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융권 부동산PF 대출잔액 변화.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수요자들 역시 집주인들의 호가에 쉽게 따라가지는 않는 분위기입니다.

연착륙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집값은 떨어지고 있고요. 미분양이 증가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는 등 침체 분위기가 나아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방의 경우 미분양이 지속해 늘어나는 데다가 건설사들의 부도가 이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집주인과 수요자 사이의 '동상이몽'이 계속되면서 집값 변동률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입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공시가격이 내리고 금리도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 같으니 집주인들이 굳이 집을 싸게 내놓을 이유가 없는 분위기가 됐다"며 "하지만 매수자들 역시 높은 호가를 따라갈 이유가 없는 만큼 집값 하락 폭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횡보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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