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잡학다식] 스마트폰 강화유리 ‘9H’ 무슨 의미일까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나서 케이스와 함께 꼭 구매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보호필름인데요. 보호필름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손상을 막아줍니다. 시중에는 다양한 보호필름이 나와 있는데요. 종류가 많아 보여도 소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요. 폴리에틸렌(PET),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그리고 강화유리가 있죠.
각각의 소재는 장단점이 있어요. 폴리에틸렌 보호필름은 오래전부터 사용된 플라스틱 필름이에요. 흠이 잘 나는 편이지만, 얇고 저렴해서 부담 없이 교체 가능해요. 우레탄 보호필름은 소재 특성상 유연해서 곡면에도 잘 붙어요. 대신 흐물거려서 부착은 쉽지 않아요. 강화유리는 유리를 사용해 투과성이 좋고 단단하며 부착이 쉽습니다.
예전에는 강화유리 보호필름 가격이 비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렴한 제품도 많아요. 그래서 요즘에는 강화유리 보호필름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죠. 그리고 강화유리는 어딘가 디스플레이를 더 잘 보호해줄 것 같습니다. 업체들이 ‘9H’ 경도를 앞세워 더 튼튼하다고 홍보하곤 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9H는 무슨 의미일까요.
강화유리 필름 9H, 모스 굳기계 아니다?
물질의 단단한 정도를 ‘경도’라고 합니다. 경도를 비교할 때는 흔히 ‘모스 굳기계’가 쓰입니다. 모스 굳기계는 지구에 있는 10가지 광물을 기준으로, 경도를 숫자 1부터 10까지 나눈 상대적인 값입니다. 숫자가 클수록 더 단단한 물질인 거죠. 경도가 가장 높은 물질은 다이아몬드입니다. 그 바로 아래가 강옥인데요. 모스 굳기계 경도 9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강화유리 필름이 강옥과 같은 경도를 지녔다는 말일까요. 그럴 리가 없겠죠. 9H는 모스 굳기계와 전혀 상관없어요. 9H는 연필심 경도를 뜻해요. 연필심은 흑연과 점토로 제작돼요. 흑연 비율이 높으면 색이 진해지는 대신 무릅니다. 점토 비중이 높으면 연하지만 단단해요. 연필에 B, H 같은 알파벳을 본 적 있죠? 여기서 B는 ‘진하기’, H는 ‘단단함’을 의미해요.
진하기와 단단함 정도는 앞에 숫자를 붙여서 표현합니다. 진하기는 B에서 12B까지 있어요. 단단함은 H부터 10H까지 있고요. 알파벳 앞에 붙는 숫자의 크기가 클수록 진하거나 단단한 겁니다. 연필 경도를 측정하는 테스트가 있습니다. ‘연필경도시험’이라고 하는데요. 연필을 45도 각도로 세운 다음, 힘을 가하는 방식입니다.
모스 굳기계로 따지면?
“9H는 모스 굳기계로 따지면 어느 정도일까”.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겁니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9H 강화유리 필름은 모스 굳기계로 4~6정도에 해당합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의 모스 굳기계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모스 굳기계상 손톱이 2~3, 동전이 3~4, 못이 5정도 됩니다. 일반 유리가 5~6, 칼이 6~7 사이에 위치해요.
즉 ‘다이아몬드가 10H고 강화유리 필름이 9H니까, 강화유리 필름이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하다’는 홍보 문구는 올바르지 못한 겁니다. 다행이라면, 9H 강화유리 필름이 어느 정도 디스플레이를 보호할 정도의 단단함을 지녔다는 거겠죠. 참고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커버윈도우는 모스 굳기계 6~7에 해당해요.
강화유리 필름, 붙일 필요가 없나?
그렇진 않습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단단한 편이긴 하지만, 오래 사용하다 보면 흠이 생기게 됩니다. 스마트폰은 항상 지니고 다니는 일상 필수품이죠. 그러다 보니 항상 외부 환경에 노출돼 있는데요.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언제든 단단한 물질이 긁힐 수 있어요. 예컨대 모래 같은 물질에요. 모래에는 모스 굳기계 7에 해당하는 석영이 포함돼 있습니다.
스마트폰 액정 코팅제가 벗겨질 위험도 있어요. 스마트폰 액정 위에는 올레포빅과 같은 코팅제가 발라져 있는데요. 오랜 시간 같은 부위를 터치하다 보면, 코팅제가 벗겨지곤 합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을 자주 하면 조작 버튼이 위치한 화면 부위 코팅이 집중적으로 벗겨져요. 직접 경험해 봤거든요. 사용 습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죠.
충격 완화 효과, 논란이 많은 주제죠. 여기선 이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을게요. 개인적으로 충격 완화는 스마트폰 케이스에 맡겨야 한다고 봐요. 충격에 의한 스마트폰 파손은 케이스가 예방하고 디스플레이에 생기는 흠은 보호필름이 막아준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강화유리 필름도 디스플레이에 가해지는 작은 충격 정도는 분산시켜주겠지만요. 판단은 여러분의 몫으로 남기겠습니다.
테크플러스 윤정환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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