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MZ세대 성지’에 뜬 갱년기 유산균 팝업…“힙한 동네, 미스매치 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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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성수동은 낡은 건물에 식당, 카페, 패션 편집숍 등이 들어서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많이 찾는 인기 상권으로 떠올랐다.
고객을 1020세대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해 첫 팝업스토어의 부지로 성수동을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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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고객층 4050 넘어 MZ세대 공략 목적
장기 섭취 필수인데···4만원대 가격 부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맛집과 카페, 패션 브랜드로 즐비한 거리에 핑크색으로 치장한 단층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유한양행이 여성 질건강 유산균 제품 ‘엘레나’를 홍보하기 위해 문을 연 팝업스토어 ‘핑크 엘레나(PINK ELENA) 1/4′다.
이곳은 이달 7일부터 23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지만 1주일 만에 평일 200명, 첫 주말에는 400명이 찾은 성수동의 ‘핫플(인기 있는 장소)’이 됐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온 직장인과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주 방문객이다.
실내로 들어서자 핑크색 유니폼의 직원들이 방문객을 맞았다. 한편에는 엘레나 시음을 위해 제품과 생수병들이 보였다. 한 직원은 “이곳에서는 제품을 따로 판매하지 않고 제품 소개와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동은 낡은 건물에 식당, 카페, 패션 편집숍 등이 들어서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많이 찾는 인기 상권으로 떠올랐다. 언뜻 보면 갱년기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어온 엘레나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유한양행은 바로 이 ‘미스매치’를 활용하기로 했다. 고객을 1020세대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해 첫 팝업스토어의 부지로 성수동을 택한 것이다.
회사 동료와 함께 방문했다는 30대 여성 직장인 정모씨는 “직장이 근처여서 점심시간에 성수동에서 열리는 팝업스토어를 자주 구경했는데, 여성 유산균 팝업은 처음 봤다”며 “엘레나가 보통 40~50대 여성들이 이용하는 유산균이라고 생각했는데,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20대 김모씨는 “성수동에서 데이트하다가 인스타그램을 보고 오게 됐다”며 “여성 유산균을 본격적으로 먹어보려고 하는데 직접 먹어보고 상담도 받을 수 있어서 오길 잘한 것 같다”고 했다.
유한양행은 2015년 세계 3대 유산균 개발사 덴마크 크리스찬한센이 만든 ‘유렉스(UREX)’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써서 만든 엘레나를 처음 출시했다. 인체 적용 시험에서 질염 개선과 요로감염 재발율 감소, 질내 균총의 정상화 등 여성 질 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출시 당시만 해도 주로 부인과 질환에 취약한 갱년기 중년 여성과 임신 전후 여성에 주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커지면서 서둘러 소비층 확대에 나섰다. 팝업스토어와 함께 젊은층이 접근하기 쉬운 온라인 판매 채널도 늘리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정현승 유한양행 온라인마케팅팀 과장은 “엘레나는 국내 여성 질건강 유산균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세 번의 팝업스토어도 힙(hip, 최신유행)한 동네에서 열어 많은 MZ 소비자에게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엘레나는 유한양행 직영몰에서 1개월분(30캡슐)에 4만50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종근당건강의 락토핏 솔루션 우먼과 뉴트리원의 비비랩프로바이오틱스더블유 등 타사 제품이 대부분 3만원 미만에 판매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사회 초년생인 젊은층에겐 가격이 다소 부담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황진주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올해 소비 트렌드로 사람을 모이게 하는 힘인 ‘공간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여성 질건강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제품 경험을 늘린다는 의미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제품 특성상 오랜 기간 섭취해야 효과를 느낄 수 있는데 중년에 비해 경제력이 떨어지는 MZ세대에게는 가격이 장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성수동 외 3곳에서 핑크 엘레나 행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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