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필드 위의 경쟁'…골프단 창단 러시
기사내용 요약
지난달 두산건설 골프단 창단하며 건설사 경쟁 합류
골프 수요층과 주택 타깃층 비슷해 홍보 효과 극대화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골프단을 창단하거나 골프 선수를 후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골프가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자 골프를 통해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마케팅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지난달 임희정, 박결, 유현주, 유효주, 김민솔 등 5명으로 구성된 프로 골프단을 창단했다. 특히 국내 최정상급 스타 선수들을 차례로 영입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가대표 출신 임희정은 2019년 KLPGA 데뷔 후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통산 5승을 달성한 최정상급 선수다. 작년 KLPGA 상금랭킹 5위를 차지했다. 사막여우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임희정은 '예사(예쁜 사막여우)'라는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박결은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KLPGA 간판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2018년 KLPGA 투어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2년 KLPGA에 데뷔한 뒤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유현주는 광고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1960년 설립된 두산건설은 2년 전 주인이 바뀌었다. 두산그룹과 결별하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큐캐피탈 품에 안겼다. 큐캐피탈은 2년 전 노랑통닭을 인수하면서 드림투어 골프단을 창단할 정도로 골프 사랑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산건설이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골프단 이름도 두산건설 주택 브랜드인 '위브'(We’ve)를 사용한다.
실제로 지난달 부산 남구 우암동에 짓는 3048가구 대단지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의 견본주택에 골프단 소속 선수들의 팬사인회를 진행하는 등 골프단을 활용한 사업 홍보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25~26일 팬사인회 기간 견본주택에는 많은 골프팬들이 몰리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가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건설사들의 골프단 창단이 줄을 잇고 있다. 작년에는 중견 건설사 대보그룹과 안강건설이 골프단을 창단하며 건설사들의 필드 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3월 골프단을 창단한 안강건설은 임진희, 전예성, 김시원, 이채은2, 홍진영2, 박보겸, 김세은, 고경민 등 7명의 여자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임진희는 지난해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전예성은 올해 KLPGA 상금랭킹 7위에 오를 정도로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다.
안강건설은 지난해 창단 첫 해에 우승 1회, 준우승 2회, 톱10 19회 등 선수들의 고른 활약 덕분에 골프 팬들에게 회사를 알리는 데 효과를 거뒀다.
대보그룹은 김지현, 김윤교, 최민철, 고군택 등 남녀 4명의 선수를 둔 대보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대보그룹은 '대보 하우스디 오픈' 등 골프대회를 개최하며 골프 산업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어린선수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박민지, 임은빈, 피승현 선수 등이 서원아카데미를 거쳐 우수한 선수로 성장했다.
대방건설도 오래전부터 골프 마케팅을 해 왔다. 대방골프단은 정연주, 이소미, 현세린, 이정은6, 김민선7, 오수현, 노예림, 임진영, 장연주 등 9명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소미는 2020년 휴엔케어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021년과 지난해 2승씩 거두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작년에는 KLPGA 상금랭킹 7위를 차지했다. 제주 출신의 현세린도 올해 들어 꾸준히 성적을 내며 올해 KLPGA 상금랭킹 17위까지 올라있다. 올해 대방건설 골프단에 합류한 재미교포 노예림은 미국 주니어 랭킹1위에 오른 이력이 있다.
동부건설은 지한솔, 김수지, 박주영, 장수연 등으로 구성된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 2018년 골프단 창단 이후 KLPGA 10승을 달성하는 등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엔 KLPGA 상금랭킹에서 김수지(2위), 지한솔(11위)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금강주택은 최호성, 김승혁, 허인회, 옥태훈, 신용구, 최영준, 김경민, 한태현 등 남자선수로만 구성된 금강주택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4명에서 올해 4명을 추가 영입해 8명으로 골프단을 꾸렸다. 2021년 창단한 금강주택 골프단은 선수들의 활약 덕에 주택 브랜드 '금강펜테리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요진건설은 홍지원, 서연정, 노승희, 신유진 등 4명으로 이뤄진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간판인 홍지원은 지난해 한화 클래식 우승', 대보 하우스디 오픈 10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18위 등을 차지하며 작년 KLPGA 상금랭킹 25위를 차지했다.
호반건설은 KPGA 김비오 선수 1인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고, 주택 브랜드 '동문 디이스트(the EST)'를 가지고 있는 동문건설은 KPGA 김영수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골프단 운영과 선수 후원에 적극적인 것은 골프 마케팅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건설사 이름이나 주택 브랜드가 큼지막하게 적인 모자를 쓴다. 티셔츠 위에도 건설사의 로고가 박힌다. 특히 건설사 입장에서는 골프 수요층과 주택 타깃층이 비슷하기 때문에 홍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한 건설업계의 관계자는 "과거에는 골프단 운영이 사회공헌 측면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와 잠재 고객 유치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 기업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된다"며 "특히 주택 주 타깃층과 골프 타깃층이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최적의 마케팅 수단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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