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 1개 8000원·랍스터 2만원...관광객과 함께 돌아온 명동 ‘바가지’

최효정 기자 2023. 4.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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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4시 서울 명동은 평일인데도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명동 거리 초입부터 시작하는 길거리 노점을 지나치지 못하고 음식을 하나 둘 구매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음식 체험'을 위해 즐겨찾는 광장시장 노점의 경우 찌개가 9000원~1만원, 비빔국수나 칼국수가 7000원으로 모두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2000원 가량 올랐다.

이런 길거리 노점의 주요 고객은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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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 3000원 하던 닭꼬치·핫바, 67% 올라
딸기에 설탕 묻힌 탕후루 1개 5000원
명동·종로 상인들 “최소 1.5배씩 인상됐다”
“관광객 상대로 한 바가지 지나쳐”
지난 12일 서울 명동 거리의 길거리 노점의 모습./홍아름 기자

지난 12일 오후 4시 서울 명동은 평일인데도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명동 거리 초입부터 시작하는 길거리 노점을 지나치지 못하고 음식을 하나 둘 구매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딸기에 설탕물을 입힌 중국식 간식 탕후루 노점에는 ‘1개 5000원’, 그 옆에 양꼬치를 굽고 있는 노점에는 ‘1개 8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코로나19로 사라졌던 길거리 노점이 돌아왔지만 고물가 영향으로 판매하는 음식 가격이 대폭 올랐다.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꼽히는 명동부터 광장시장·동대문·인사동 등의 길거리 음식 가격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최대 1.5배 이상 급등했다. 인플레이션 여파가 길거리 노점에까지 미친 것이다.

15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명동 길거리 음식 중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은 가장 인기가 많은 닭꼬치와 핫바다. 코로나 직전만 해도 1개 3000원씩 팔렸지만, 지금은 5000원으로 67%나 올랐다. 닭고기 케밥은 5000원에서 8000원으로, 랍스터구이가 1만5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랐다.

그래픽=손민균

명동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상권도 가격이 오른 것은 마찬가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음식 체험’을 위해 즐겨찾는 광장시장 노점의 경우 찌개가 9000원~1만원, 비빔국수나 칼국수가 7000원으로 모두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2000원 가량 올랐다. 순대나 닭발도 7000원에서 1만원으로 3000원이 올랐다. 아예 붕어빵을 한 개 20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상인들에 따르면 최소 1.5배씩 가격이 올랐다.

상인들은 원재료 가격이 너무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3년간 음식 원·부자재와 인건비, 임대료 등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는 것. 광장시장에서 길거리 노점상을 운영하는 70대 A씨는 “물가가 오르니 가격을 당연히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원재료 가격이 올라서 가격을 올린 거지 우리는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런 길거리 노점의 주요 고객은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인사동에서 분식을 판매하는 김모(39)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조금씩 마스크 조치를 해제하면서 관광객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10월에는 교환 학생들이 좀 오다가 올해 1월부터는 일본인이 많아졌고 중동 사람들도 많이 온다. 명동이나 이태원에는 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온다고 들었다”고 했다.

다만 관광객 수치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는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19년 6월 124만5060명이었던 명동역 하차 인원은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6월 49만2336명으로 쪼그라들었다가 작년 6월(51만84명)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해 최근엔 83만명(작년 10월 기준)이 됐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33% 정도 줄어든 수치다.

일각에선 길거리 노점이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바가지를 씌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물가 인상을 감안해도 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가령 1개에 5000원씩 팔리는 딸기 탕후루는 보통 딸기 5~6알 정도가 들어가는데 서울 가락동도매시장에서 판매되는 설향 딸기 1kg(보통) 가격은 2020년 4648원에서 이날 기준 4844원으로 4.2% 오르는 데 그쳤다.

내국인 사이에서도 길거리 음식치고 가격이 너무 높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어지간한 식사 가격보다도 높은데 맛도 뛰어나지 않아서 절대 사먹지 않는다”면서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지만 관광객들을 상대로 합리적인 장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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