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셀프징계'·홍준표 '해촉'…흔들리는 김기현 리더십
기사내용 요약
김재원 막말 논란 처리 두고 김기현과 홍준표 설전
김기현, 13일 대표 직권으로 홍준표 고문직 해촉
홍준표 "엉뚱한 데 화풀이 한다...계속 말할 것"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잇단 실언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에겐 상대적으로 가벼운 자숙을 조치한 반면 이를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에겐 상임고문직 해촉이라는 강경책을 보이면서 당내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다. 김 대표가 리더십 위기에 직면하면서 당내 기강확립과 정책 드라이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종합결과, 국민의힘은 최근 홍 시장에 대한 해촉 처분으로 내홍에 휩싸였다.
김 대표는 지난 13일 대표 직권으로 홍 시장의 당 상임고문직을 거둬들였다. 김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홍 시장에 대한 해촉 조치에 대해 밝히자, 참석자들이 모두 놀랐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들이 우려를 드러냈지만 김 대표는 강한 의지를 피력해 결국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상임고문의 경우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현직 지자체장으로 활동하는 분은 안 계신 것이 관례"라며 "그에 맞춰 정상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해촉 결정이 알려진 뒤 페이스북을 통해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못돼가는 당을 방치하고 그냥 두고 보겠느냐"고 반발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홍 시장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 대변인을 지낼 만큼 각별한 사이였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홍 시장은 전면에서 김 대표를 도왔다.
두 사람은 김재원 최고위원과 전광훈 목사 문제로 틀어졌다.
김 최고위원은 '5·18민주화운동 헌법 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의 우파 통일', '4·3 기념일은 급이 낮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홍 시장은 초반부터 김 최고위원의 퇴출과 제명을 요구했지만, 김 대표가 유감만 표명하자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대표가 홍 시장을 겨냥 "지방행정에 더 전념하라"고 하자, 홍 시장은 "살피고 엿보는 판사식 정치를 한다"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그 이후에도 두 차례 더 말실수를 한 뒤에야 한달 간 자숙 조치를 했다. 이마저도 '셀프징계'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태는 전광훈 목사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은 반드시 종교인의 감시가 필요하다", "나의 통제를 받아야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확전됐다.
홍 시장과 하태경 의원 등은 전 목사와 당이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김기현 대표는 "그 사람은 우리 당 당원이 아니다"라고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홍시장은 즉각 "소극적 부인만 하면서 눈치나 보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거냐"고 비판했다.
결국 김 대표와 홍 시장의 설전 끝은 홍 시장의 상임고문직 해촉으로 끝이 났다.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이 지난 3일 김 대표를 비판하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를 언급한 것이 김 대표의 역린을 건드린 것으로 보고 있다.
비대위는 지도부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해당 지도부를 해체하고 임시 지도부를 세운다는 뜻이다.
때문에 김 대표 입장에선 당대표로 당선된지 얼마 안 된 자신에게 저주에 가까운 막말을 했다고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당장 홍 시장의 해촉 처리를 두고도 당내 찬반이 극명하게 갈렸다.
하태경 의원은 14일 라디오에서 "국민은 '전광훈을 자를 거냐'고 물었는데 김 대표가 홍 시장을 자른 '전문홍답'이 됐다"며 "김 대표가 메시지 관리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예찬 최고위원은 "상임고문은 현직에서 활동하거나 현직으로 재출마 의사가 있는 분이 단 한 분도 없다"며 "현실정치를 접고 뒤에서 원로로서 조언하는 원래 취지를 미루어보면 홍 시장이 아니라 다른 원로라 하더라도 여전히 현직에 있거나 재도전 의사가 있다면 위촉하는 게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내홍으로 인해 내년 총선을 위한 정책 및 지지율 견인책은 다 묻혔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취임 초반 경희대를 찾아 학생들과 밥을 먹으며 '1000원 아침밥'에 대한 반응을 들었다. 김 대표가 1000원 아침밥을 위한 예산 확대를 결정하자 좋은 여론이 형성됐다.
김 대표가 2030세대 MZ세대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그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겠다는 의지에 기대감이 모아졌다.
김 대표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2030 청년 신용 회복 지원조치'를 강조하는 등 나름 다양한 정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 설화로 당 이미지가 실추되고,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김기현 대표가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초반 김 대표가 김 최고위원에게 윤리위 제소같은 초강수가 아닌 '온화한 리더십'으로 포용하면서 조기 진압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김 대표가 우왕좌왕하는 동안 당 지지율은 계속해서 내림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갤럽이 11~13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31%, 더불어민주당은 36%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3%포인트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같은기간 1%포인트 하락하면서 양당간 지지율 격차는 5%포인트로 확대됐다.
위기에 직면한 김 대표는 정책제안을 계속 이어가는 동시에 TK집토끼들도 잡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14일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관을 방문한데 이어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다. 보수층 결집을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도층 잡기에 힘써야할 김 대표가 TK텃밭만 다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女BJ에 8억 뜯긴 김준수 "5년간 협박 당했다"
- '선거법 위반' 혐의 이재명, 1심서 의원직 박탈형
- "승차감 별로"…안정환 부인, 지드래곤 탄 트럭 솔직 리뷰
- 가구 무료 나눔 받으러 온 커플…박살 내고 사라졌다
- 성신여대도 男입학 '통보'에 뿔났다…"독단적 추진 규탄"[현장]
- 허윤정 "전 남편, 수백억 날려 이혼…도박때문에 억대 빚 생겼다"
- 반지하서 숨진 채 발견된 할머니…혈흔이 가리킨 범인은
- 탁재훈 저격한 고영욱, "내 마음" 신정환에 애정 듬뿍
- '순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양광준 육사 후배 경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