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더티베이스볼→WBC 폭망→성착취→배임수재→불법도박→당사자만 사라지면 끝? 야구 팬들, 축구·농구·배구로 갈아타세요

2023. 4. 15. 05: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야구는 더 이상 클린베이스볼이 아니다.

2023년 한국야구의 4개월 반을 돌아보면, 안 좋은 일로 가득하다. 더 이상 클린베이스볼이 아니다. 가장 먼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참패를 맛봤다. KBO는 중,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조계현)를 발족하기로 했다.

이 정도로 끝났으면 좋을 텐데, 아니다. 롯데 서준원이 시범경기 기간에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롯데는 재빨리 서준원을 방출하며 손절했다. 유부남이 미성년자 이슈에 휘말린 것 자체로 엄청난 충격이었다.

계속해서 3월 말에는 KIA 장정석 전 단장이 박동원(LG)과의 2022시즌 도중 비 FA 다년계약 협상 도중 뒷돈을 두 차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또 한번 충격을 안겼다. 박동원과 선수협회의 차분한 대응이 없었다면, 논란을 일으킨 인사가 리그의 물을 흐릴 뻔했다. 장 전 단장은 즉시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KIA는 해임으로 맞불을 놨다.

3월31일, 그러니까 정규시즌 개막 하루 전날에는 KBO 관계자가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KBO 사무국이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불법도박에 대한 접수까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본래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는 확인되지 않은 사안들까지 접수되기 때문에 진위를 가릴 시간이 필요하다. KBO는 이번 불법도박 건이 가볍지 않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결국 LG 이천웅이 불법 인터넷 도박을 뒤늦게 시인했다.

사태가 이런데 KBO는 검찰 수사 의뢰 외에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렇게 클린베이스볼을 외치던 허구연 총재는 왜 사과 한마디를 하지 않는 것일까. 사고 친 구성원의 구단들이 개별로 사과했으니 됐다고 판단한 것일까. 허 총재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기 전에 팬들에게 고개부터 숙여야 했다.

KBO와 10개 구단은 더 이상 클린베이스볼을 외치지 않는 게 맞다. 누가 보면 ‘클린’과 ‘더티’라는 말을 혼동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따지고 보면 한 구단에 구성원만 100명이 넘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불법, 비도덕적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 성인들을 일일이 감시할 수도 없고, 일탈 행위는 일벌백계만이 답이다. 재발 방지, 교육 강화라는 말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지만 이젠 그냥 유행가 가사처럼 들린다.

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서 점점 벗어나면서, 팬들과 호흡하는 시간, 범위가 넓어지면서 야구계가 착각하는 게 확실하다. 국제대회서 참패를 해도, 사회적, 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켜도 “어차피 KBO리그를 좋아해줄 사람은 좋아해주니까. 야구장에 오는 사람은 오겠지. 우린 적당히 조치하고 넘어가면 되겠지”라고.


실제 지난 2개월간 이렇게 사고가 터졌는데 요즘 야구장 열기는 너무나도 뜨겁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과 선수들만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때문에 KBO리그의 소비자들의 전체적 파이는 크게 타격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단한 착각이다. 중계방송 시청률, 점유율, 각종 야구 산업 관련 소비 지표를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악화한다. 야구장으로 출퇴근하는 야구인들은 야구에 열광하는 팬들만 보니 둔감할 수밖에 없다.

야구장 밖에 나가보면, 한국야구 욕하는 사람들, 무관심한 사람들, 수많은 다른 컨텐츠에 열광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들에게 프로스포츠는 공놀이일 뿐이다. 특히 10대~30대 젊은 사람들의 야구 소비력이 크게 떨어졌다. KBO리그가 점점 올드스포츠가 돼 가고 있다. 야구장에 오는 사람들은 한국 사회 전체 파이의 소수다. 지금 이 팬들이 천년만년 야구장에 올 수 있는 게 아니다. 이걸 야구인들이 명심해야 한다.

이제 야구인들이 팬들에게 염치없이 KBO리그를 사랑해 달라는 말을 하면 안 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것이다. 야구 팬들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축구, 농구, 배구 등으로 갈아타면 된다. 다른 수많은 콘텐츠도 좋다. 야구장에 사람이 단 한 명도 안 와봐야 야구인들이 "이것 큰일났다"라고 느낄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야구인들은 절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 이제 팬들이 보여줘야 한다.

[KBO리그 경기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