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6번, 문재인 23번 언급...尹은 어떤 세월호 메시지 낼까? [대통령의 연설]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2023. 4. 15.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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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9주기입니다. 올해 추모식을 앞두고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내용의 기사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민근 안산시장이 16일 안산에서 열리는 9주기 추모식에 불참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시장은 불가피한 해외출장 일정 탓에 불참하려다 결국 참석을 결정했지만, 정치권과 언론은 다시 한번 보수·진보진영으로 나뉘어 공방을 주고받는 중인데요. 여러모로 최근 제주4·3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했던 것을 놓고 벌어졌던 논쟁을 떠올리게 합니다. 보수진영의 대통령·안산시장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추념식이란 점도 유사하죠. 자연히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이해 윤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가는 대목입니다.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언급한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의 연설문들을 되짚어보려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두 전임 대통령의 정치여정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죠. 그 영향에 따라 보수·진보진영에서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극명히 엇갈리는데요. 연설기록에서도 이런 입장차가 드러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박근혜 “최종 책임은 저에게, 고심 끝에 해경 해체”…4달뒤부턴 연설서 세월호 언급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약 한달이 지난 2014년 5월19일 대국민 담화문을 내놓습니다. 담화문의 내용만 놓고보자면 당시 유가족과 야권에서도 “대통령의 의지가 보였다”,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책임을 완전히 인정하고, 강도높은 재발방지 대책이 담긴 글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담화문 도입부분부터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습니다”라며 “그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곧장 이어서 아직도 수없이 회자되는 해경 해체에 관한 문장들이 등장하는데요.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직후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인명 구조활동을 펼쳤다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해경의 구조업무가 사실상 실패한 것입니다”라며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앞으로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서 해양 안전의 전문성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깊게 다루지 않아도 독자분들께서 많은 내용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연재 취지에 맞게 연설기록만 살펴보려는데요. 대통령 기록관에 남아있는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관련 연설기록은 2014년 8월의 ‘프란치스코 교황 환영사’가 마지막이란 점이 인상적입니다. 참사가 발생하고 약 4개월동안 6차례 세월호를 언급한 이력이 있는데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전반에 걸쳐 23차례나 연설문에서 세월호를 언급했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8월 청와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피해 가족을 안아주면서 위로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이후 정확히 3년4개월 만이다. [이충우 기자]
▲ 문재인 “살아 우리 곁에 있었다면 의젓한 청년 됐을 것”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기간 중 TV광고에 3주년 추모식에 참석했던 모습을 담을 정도로 세월호 참사에 많은 관심을 표해왔습니다. 대통령 기록관에 남아있는 연설문 기준으로 마지막 자료는 지난 2021년 7주기 추모 메시지입니다. 문 전 대통령이 개인SNS에 남긴 이후 내용들은 대통령 기록관에 올라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7주기 추모 메시지를 통해 “아이들이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된 지 7년이 됐습니다. 살아 우리 곁에 있었다면 의젓한 청년이 되어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미안한 마음 여전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서 “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를 통해 성역 없는 진상규명이 이루어지도록 끝까지 챙기겠습니다. 속도가 더뎌 안타깝지만 그또한 그리움의 크기만큼 우리 스스로 성숙해 가는 시간이 필요한 까닭이라 생각합니다”라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는 국민의 외침,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안전한 나라를 위해 오늘도 아이들을 가슴에 품어 봅니다”라고 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성평등 인식은?’,‘이명박 대통령이 기억하는 현대건설은?’…<대통령의 연설>은 연설문을 통해 역대 대통령의 머릿속을 엿보는 연재기획입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남아있는 약 7600개 연설문을 분석합니다. 지금 문재용 기자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발빠른 정치뉴스와 깊이있는 연재기사를 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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