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6·25 전쟁 알린 웨버 대령 부인, 남편 묻혀있는 美 국립묘지에 안장
“한국이 자유 국가로서 부강하게 된 바탕에 한미 군인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계속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6·25전쟁 영웅 고(故) 윌리엄 웨버 미 예비역 육군 대령의 아내 애널리 웨버 여사의 안장식이 열렸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그녀는 남편과 함께 평생 한미 동맹과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 용사들의 처우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함께 기억하자고 강조했다. 웨버 부부와 가까웠던 신경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예비역 육군 소장)은 안장식에서 “웨버 여사는 마지막까지 한미 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경구 국방무관은 “한미동맹의 산파 역할을 했던 부부”라며 “그들의 업적이 계속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1943년 독일에서 태어난 애널리 여사는 독일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왔다. 연방 하원에서 행정 담당 직원으로 일하다 1974년 웨버 대령을 만나 결혼했다.
웨버 대령은 미 공수부대 대위로 6·25에 참전, 1951년 2월 15~16일 강원도 원주 북쪽 324고지에서 중공군의 수류탄과 박격포 공격에 오른쪽 팔과 다리를 차례로 잃는 상황에서도 전투를 이끌었다. 수술과 재활을 거쳐 계속 복무하다가 1980년 전역한 이후에는 한국전 참전용사기념재단 회장을 맡았다. 그는 “미국 사회에 6·25를 알려야 한다”는 신념이 강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역할을 자청했다. 그 곁에 항상 애널리 여사가 있었다. 애널리 여사는 자기 이력서에 “한국 전쟁 전문가(Expert about the Korean War)”라고 적었다. 웨버 부부는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 기념 공원 내 미군과 한국군 지원부대 전사자 4만3000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 건립을 주도했다.
애널리 여사는 폐암을 앓다가 작년 10월 79세로 미 메릴랜드주 프레드릭 자택에서 별세했다. 작년 4월 97세로 별세한 남편을 6개월 만에 따라갔다. 알링턴 국립묘지 안장 절차 등으로 6개월 뒤인 이날 안장식이 진행됐다. 한미동맹재단(이사장 정승조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작년에 유족과 협의해 ‘윌리엄 E. 웨버 대령 한미동맹상’ 제정을 결정했다. 애널리 여사는 작년 10월 첫 시상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려 했지만, 병세가 악화돼 참석하지 못했다. 신경수 사무총장은 “고인이 시상식 전 ‘산소통을 차고라도 참석하겠다’고 연락이 올 정도로 참석 의지가 강했지만, 끝내 한국에 오지 못해 대단히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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