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서 ‘파이브 아이스’ 수준 사이버 협력안 발표
한·미 양국이 오는 26일 미국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 때 포괄적인 사이버 안보 협력 강화와 관련한 문서를 채택한다. 적대 세력의 사이버 공격이나 핵심 기반 시설 사이버 보안, 사이버 범죄 등과 관련한 정보 공유 확대와 공동 대응 강화가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정부 고위 당국자는 13일(현지 시각) 현지 특파원과 만나 26일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한·미 간 사이버 안보 협력에 대한 문건이 발표된다”며 “(문서에) 정보 공유나 생산, 분석 및 활용 등에서 신뢰를 재구축할 수 있는 조치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사이버 안보 관련 정보 공유 확대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서로 이해하고 문건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한미 동맹 70주년인데 한미 상호방위 조약의 지리적·공간적 범위가 우주, 사이버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이 주도하는 영어권 첩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에 맞먹는 수준으로 한미 양국의 사이버 안보 관련 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파이브 아이스에 한국이 당장 가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 양국 간 정보 공유가 지금보다 상당히 확대될 것이란 이야기다.
이를 두고 최근 불거진 미 정보기관의 기밀문서 유출 사건과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 미 정보기관의 한국 대통령실 감청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내적으로 반발 여론에 맞닥뜨린 한국 정부 입장을 고려해 미국이 사이버 안보 관련 정보 공유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나온 것 아니냐는 얘기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자기들로 인해 한국 정부가 어려움에 부닥쳤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압도적 첩보 수집 역량으로 수집한 정보를 한국과 폭넓게 공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미 정보기관의 한국 대통령실 감청 의혹과 관련해 “내가 만난 (미국 측) 상대방은 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굉장히 곤혹스러워하고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며 “그들은 최선을 다해 (조사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했고, 동맹으로서 자기들이 큰 누를 범한 것 같은데 오해가 없길 바란다는 성의 있는 말을 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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