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사듯 외식, 법카도 한몫... 한국 고급식당 비싼 이유
전문가 “보여주는 과시문화 탓”
“비싼 식자재값 때문” 분석도
“한국인은 ‘명품백’ 사는 것처럼 외식(外食)을 한다.” “소고기 등 식자재 값이 선진국보다 비싸다.” “회삿돈(법인카드)으로 접대하는 문화도 한몫한다.”
한국의 고급 식당 물가가 유독 비싼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화적·사회적·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과시 문화’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은 가치와 실용성을 따지지만, 한국은 브랜드를 중시한다”며 “밥을 살 때도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가야 잘 대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값비싼 레스토랑을 선호한다”고 했다. 기업들도 법인카드로 접대할 때 싸고 맛있는 식당보다는 비싸더라도 유명한 고급 식당을 찾는 경향이 있다. 이런 수요층이 탄탄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고급 식당 가격이 치솟아도 손님이 끊기지 않는 것이다.
‘경험’과 ‘인증’을 중시하는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의 문화도 고급 식당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윤은옥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부장은 “요즘 20대들은 한 끼에 10만원이 넘어도 과감히 투자한다. 미식을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들이 가지 못하는 고급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오픈런(영업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 대기하는 것)을 해서 어렵게 음식을 맛보는 ‘특별한 경험’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비싼 재료값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소고기 값이 미국 뉴욕·프랑스 파리·일본 도쿄 등 미식이 발달한 세계 주요 도시보다 비싼 만큼 최종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소고기(설도·우둔·홍두깨살 등) 1㎏의 가격은 서울(42.84달러)이 세계 8위다. 1위는 레바논 베이루트, 2~7위는 취리히·제네바 등 스위스 주요 도시다. 뉴욕(19.68달러)은 55위, 파리(23.51달러)는 27위, 도쿄(23.01달러)는 30위로 한국보다 한참 아래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주 서귀포 해상 어선 전복돼 1명 실종·3명 구조... 해경, 실종자 수색
- “계기판 어디에? 핸들 작아”... 이혜원, 사이버 트럭 시승해보니
- 의대생 단체 “내년에도 ‘대정부’ 투쟁”…3월 복학 여부 불투명
- “죄를 만들어 선고하나” Vs. “대한민국 만세”... 판결 순간의 서초동
- “명태균, 창원산단 후보지 주변 땅 권유”...민주당 의혹 조사
- 부천도시공사 소속 40대 직원, 작업 중 15m 아래로 추락해 숨져
- 자산가격에도 못미치는 삼성전자 주가, 언제 회복하나
- ‘8억 뜯긴’ 김준수 “당당하다... 잘못한 거 없어” 입장 밝혀
- 현직 강남경찰서 강력계 간부, 음주운전하다 교통사고
- 신진서, 커제에 반집승… 삼성화재배 8강 중 7명이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