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신비한 고양이가 안내하는 밤의 모험… 우리에 갇힌 친구들도 구할 수 있어요
세상 모든 밤에
세실 엘마 로제 지음 | 파니 뒤카세 그림 | 김지희 옮김 | 오후의 소묘 | 38쪽 | 1만8000원
어둠에 잠긴 밤 풍경, 여기저기 빛나는 도시의 불빛 속엔 무엇이 있을까. 소녀의 침실로 심상찮은 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왔다. 이름은 ‘파타무아’, 고양이 중의 고양이. 둘은 밤의 도시 속으로 모험을 떠난다. 물방울 무늬 생쥐, 짙은 푸른 빛의 커다란 개, 줄무늬 비둘기와 장화 신은 여우 같은 새로운 친구들이 동행에 나선다.
어두운 밤은 상상의 세계다. 불 켜진 창문마다 한 사람씩 살고 있다면? 세상 모든 길의 모든 그림자가 속삭이기 시작한다면? 잎 가득 달린 나무로 온 세상이 뒤덮인다면? 재즈 클럽 앞을 지나며 ‘음표 하나하나가 작은 열기구라면 어떨까’ 상상하자, 음표들은 금세 커다란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달에라도 닿을 듯 날아오른다.
여정의 끝에 소녀와 일행이 도착한 곳은 동물원. 강철 우리 뒤에 달리거나 날고 싶은 동물의 간절한 열망들이 숨죽이고 있는 곳이다. 만약 세상 모든 도시에 있는 동물원의 모든 우리를 열 수 있다면? 알록달록한 바람, 깃털처럼 보드라운 바람, 갈퀴같이 날카로운 발톱을 지닌 바람이 모두 풀려나 무지개색 폭풍우처럼 도시를 휩쓸지도 모른다.
짙고 푸른 밤의 배경 위에 점·선·물결로 구성된 패턴과 선명한 색채가 장면마다 빛난다. 보고 있으면 푸근한 웃음이 지어지는 캐릭터도 친근하다. 무엇보다도, ‘빗장으로 재갈이 물려 있는 철문’ ‘커다란 한숨이 방울방울 떨어져 내리는 자물쇠’ 같은 표현들이 시(詩)처럼 문학적이다.
프랑스의 배우이자 작가인 지은이는 “꿈이란 일상에 달콤함과 고요함 혹은 경이로움을 되살리고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마다의 신비한 고양이 ‘파타무아’를 따라가는 꿈을 소망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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