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주말] 빈라덴 사살 작전, 그 뒤엔 CIA국장 패네타가 있었다

최인준 기자 2023. 4. 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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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서 빈 라덴 제거 작전 중계를 보는 조 바이든(왼쪽)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입을 막고 있는 여성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리언 패네타 CIA 국장은 CIA 본부에서 작전을 지휘했다. / 백악관

리언 패네타(85)는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제로니모(Geronimo·빈라덴을 지칭하는 미 정보 당국의 암호명) 작전을 주도한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그는 미 CIA(중앙정보국) 국장이었다. 오랫동안 갈피조차 잡지 못한 빈라덴의 은신처를 정확히 찾아냈다.

미국이 빈라덴을 사살한 것은 9·11 테러 이후 빈라덴을 추적한 지 10년 만인 2011년 5월 1일이었다. 당시 사살 작전을 생중계로 보던 미 백악관 지하 상황실 상황은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 테이블 구석에 쪼그려 앉아 상황실 화면을 응시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렸고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부통령도 묵주만 만지작거렸다. 빈라덴의 행방을 찾아낸 패네타 국장은 이 자리에 없었다. 워싱턴 포토맥강 건너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는 CIA 본부에서 같은 화면을 보며 백악관에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 사진에는 등장하지 못했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빈라덴 사살에 1등 공신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2009년 CIA 국장으로 취임한 패네타는 오랫동안 자취를 감춘 빈라덴을 찾으려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그중 하나가 DNA 추적. CIA는 빈라덴 사살 수개월 전부터 그의 은신처를 특정하기 위해 가짜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그가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주민들에게 무료 백신 접종을 하면서 DNA를 확보한 후 미국이 갖고 있는 빈라덴의 여동생 DNA 샘플과 대조해 이들 중에 빈라덴이 있는지 확인한 것. CIA는 알카에다가 성명을 발표하는 비디오의 음성으로 은신처를 확인하는 시도도 했다. CIA는 최종적으로 빈라덴의 연락책을 확보하면서 그의 은신처를 찾을 수 있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알카에다 조직원으로부터 빈라덴 연락책의 정보를 입수했는데 뒤쫓은 끝에 2010년 8월 빈라덴의 연락책이 살고 있는 주택 위치를 알아냈다. 빈라덴이 머물던 집 근처였다. 패네타는 회고록에서 “빈라덴 사살로 미 정부가 국민이 테러에 희생당하면 얼마나 오래 걸리든 끝까지 불의와 싸울 것임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흠도 남았다. 빈라덴 추적 과정에서 CIA가 물고문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 이는 패네타가 빈라덴 사살 이후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그 편지에서 “우리는 강화한 심문 기술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패네타도 이후 인터뷰에서 빈라덴을 찾기 위해 CIA 요원들이 물고문을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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