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력 없는 대통령 뽑아 놓고” 홍준표, 해명 “워낙 엉뚱한 짓 하니까…”

홍준표 대구시장, MBC ‘100분 토론’서 나온 발언 논란 직접 진화 나서
“정치력 있는 대통령들이 그간 엉뚱한 짓 많이 하니까 국민들이 여기에 질려 정치력 없는 사람 뽑아”
“검찰총장 출신에게 법대로 해달라고 뽑았고, 그 대통령이 지금 법대로 하는 것”
“뽑아놔 놓고 왜 자꾸 뒤에서 손가락질 하고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홍준표 대구시장.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디지털타임스 DB, 대통령실 제공>

최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1년도 안 된 대통령에게 정치력이 없다고 하는데, 정치력 없는 대통령을 국민이 뽑았다"며 "정치력 없고 초보인 대통령을 뽑아놓고 노련한 3김 정치처럼 대화와 타협을 해달라는 것은 난센스"라고 발언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홍준표 시장은 14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발언 논란과 관련해 "그것은 팩트가 맞고, 우리가 정치력 없는 대통령을 뽑았다"면서도 "정치력 있는 대통령들이 그동안 워낙 엉뚱한 짓을 많이 하니까 국민들이 여기에 질려 정치력 없는 사람(윤석열 대통령)을 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홍 시장은 "(국민들은) 검찰총장 출신에게 법대로 해달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고 그 대통령이 지금 법대로 하는 것"이라면서 "뽑아놔 놓고 왜 자꾸 뒤에서 손가락질하고 그러나"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한일정상회담도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고 언급하면서 "헌법상 대통령의 통치 행위는 대통령의 결단이며 그것은 사법심사 대상도 안 되고,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될지언정 국정조사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홍 시장은 "통치 행위는 (이렇게)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주면 아는데 그 설명을 당도 안 하고 대통령실에서도 안 하니까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자신을 상임고문역에서 해촉한 것에 대해선 "(대표가) 지도력을 회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그렇게 했다면 그것은 내가 감수하겠다"면서도 "그런다고 지도력이 회복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홍 시장은 "대구시정을 잘하려면 국정이 잘 돌아가야 되고, 당이 잘 돌아가야 한다"면서 "이제 책임당원 자격으로 당정이나 국정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날 오후 홍 시장은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를 방문해 악화된 상권 실태 파악에 나섰다. 홍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성로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28아트스퀘어, 동성로 관광안내소 등을 도보로 이동하며 매장과 공실 상가 등을 둘러봤다. 홍 시장은 "동성로가 활기차고 살아나야 대구가 산다"며 "동성로 전체를 리모델링해 젊음의 거리로 만들어, 대구의 젊은이들이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고, 먹거리도 풍부한 새로운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전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방송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홍 시장 상임고문 해촉과 관련해 "김기현 대표가 했을 리가 없다"며 이같은 조치를 내린 배후로 용산 대통령실을 지목하고 나섰다.

방송 진행자가 "그럼 용산의 뜻이라는 얘기인가"라고 묻자, 이준석 전 대표는 "제가 봤을 때는 모든 게 MBC 때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100분 토론 1000회 특집 때 홍준표 시장이 '대통령이 정치 초보'라며 이렇고 저렇고 했다"면서 "대통령 입장에선 전용기도 안 태울 만큼 봐주기도 싫은 방송사, 좌파 방송에 가서 좌파들이랑 어울렸다(고 불편해했을 것 같다), 그랬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은 적극 반박했다. 4선 중진의원인 홍문표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윤심(尹心) 논란은 하나의 소설"이라면서 "추측의 이야기를 가지고 현실인 것처럼 하면 당만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