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기 위한 과학 공부

어환희 2023. 4. 1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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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푸른숲

실현되지 않은 계획, 이루지 못한 목표, 실패한 관계…. 살면서 한 번쯤, 내가 속한 사회와 조직에 스스로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책이 요긴한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여성과학자인 저자는 여덟 살에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받고, 오랜 시간 주의력결핍장애(ADHD)·강박장애 등을 앓았다. 그에게 과학은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었던 언어였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과학에 매달려 고군분투했던 이유다.

책은 생물화학·물리학·통계학 등을 통해 인간 심리와 행동을 풀어나간다. 수많은 실패를 딛고 기본 가설을 미세하게 조정해 나가며 결론을 찾아가는 과학처럼, 삶도 실패를 통해 배우고 나아간다는 것이 핵심. 저자는 여러 단백질의 협업 과정과 빛의 파동을 설명하며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법을 이야기하고, 빛의 굴절과정의 관찰에서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양자물리학을 통해 목표를 이루는 법을, 딥러닝을 통해 실수에서 배우는 법도 전한다.

저자는 “누구나 자기자신으로서 타인과 연결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에 대해 결코 사과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책은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힘들게 공부한 그의 깨달음의 축약본이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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