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고백' 원슈타인 "가해자들 원망 NO…'이유 있었겠지' 생각" [금쪽 상담소](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가수 원슈타인이 학교폭력 피해자였다고 고백했다.
14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원슈타인이 오은영 박사를 찾았다.
마냥 밝고 명량해 보이는 원슈타인에게 남모를 고민이 있었다. 폭력적인 방법으로 쌓인 화를 해소한다는 것. 원슈타인은 "어떤 날은 녹음하다가 하려는 게 안 되면 말없이 헤드셋을 던지고 벽을 쳐야 기분이 풀린다"며 "예전에 '쇼미더머니' 나올 때도 머리카락 쥐어뜯고 벽을 주먹으로 때리다 손이 부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순간에는 확 뒤집히는 것처럼 두려움이 없다. '부러뜨리자'며 치는 느낌이다. 적당히 때리면 한 대 더 칠 수 있고 크게 다치면 정신 차리겠다는 생각"이라고 알렸다.
최근 원슈타인은 의자를 손으로 내리쳤다가 큰 부상을 당했다고 했다. 원슈타인은 "자주 있던 일이다. 아프다가 며칠 지나면 까먹을 거라고 하고 말았다. 2주가 지났는데도 굽혔다 펴는 게 안 되더라"라며 "병원에 가니 너무 오래 놔둬 만성이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원슈타인은 일상 속 사소한 사건에도 '화를 내도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쌓아둔 분노가 급격하게 분출된다고 했다. 이어 "성격이 비밀스러워서 최소한 한 명 이상 있는 자리에선 안 한다. 보는 사람이 없다보니 마음 놓고 해버린다"고 이야기했다.
"제 고민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어떻게 치료할지보다 '이 방식을 유지해도 될까?'에 더 가깝다"는 원슈타인은 "다른 사람 앞에서 다시 웃을 수 있는 상태가 되니 필요한 장치처럼 여겨지며 살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 박사는 원슈타인이 말하는 '화'를 놓고 "진짜 화일까?'라며 "매우 충동적이다. 반응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단 걸 의미한다.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반복하고 있다"고 봤다. "자해 맞다"며 "자신을 해치지 않고 아프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부정적 감정을 왜 그거로 해결하려 하냐"고도 전했다.
원슈타인은 "스스로에게 혐오감을 느낀 경험이 있냐"는 물음에 한동안 뜸 들이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왕따 친구에게 가하는 행동을 옆에서 보고만 있었다"며 친구가 따돌림에 가담하는 모습도 지켜보기만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따돌림당하던 친구의 동생이 와서 누나한테 돌을 던지더라"라며 오열하고는 "학생 때는 학교가 사회의 전부다. 세상을 포기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무섭고 거친 아이들이 있었다. 절 장난으로 퍽 쳤다"며 당시엔 애써 웃으며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후로도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는 원슈타인은 "자고 일어났는데 수업이 남아 있으면 두근거렸다"며 "틈 보이면 바로 도망가고 했다"고 끔찍한 기억을 회상했다.
원슈타인을 괴롭힌 가해자는 무려 20~30명이었다며 "괴롭히는 사람 자체랑 있는 게 싫었는데 눈에 많이 보였다. 그래서 학교에서 항상 잠을 자려고 했다. 적어도 자는 사람은 안 건드릴 것만 같았다"며 "엎드려서 자는데 처음엔 강도가 약했다. 괜히 깨우거나 '자지 마'라며 흔들어놓는다. 어느 날은 아무 예고 없이 와서 놀랄 정도로 머리를 빡 때리고 지나갔다"라고 밝혔다.
하루는 축구를 하러 운동장에 나갔다는 원슈타인은 "친구와 대화하는데 덩치 큰 친구가 와서 제 친구에게 '너 왜 이런 애랑 말하고 있어?'라며 친구를 데려가는 사건도 있고 돈을 뺏겨본 적도 있다"고 했다.
박나래 역시 과거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다. 절 괴롭히고 싫어했던 친구가 있었다"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나가기만 해도 다 들리게 욕을 했다. 계속 이유 없이 괴롭혔다. 수학여행 가면 대기를 하잖냐. 돌을 던지고 쓰레기도 던졌다"며 "자존심 상하고 당해낼 수가 없었다. 되게 무기력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오 박사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밀폐된 교실 안에서 매일 만나 진행된다. 자아상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살아갈 힘을 뺏는다"며 "학교폭력은 범죄"라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원슈타인은 가해자들을 원망 않는다며 "'이유가 있었겠지'란 생각"이라고 했다. 시간이 흘러 범죄자가 된 가해자도 있다며 악행에 원인이 존재했을 거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왜 원슈타인은 가해자의 시선에 머물러 있는 걸까. 오 박사는 "가해자의 서사라고 한다. 자꾸 이해한다고 해 걱정이다. 이해하지 않으면 자존심 상하는 것 같다"며 원슈타인이 과거의 수치심에서 벗어나려 가해자의 서사를 이해하려 하는 듯 보인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오 박사는 "가해자의 시선으로 보니 내가 아파도 괜찮은 거다"라며 "병원도 안 간다. '치료받을 가치도 없어', '아파도 괜찮아'란 시각이 있으면 슬프다"고 했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한 원슈타인. 사진 = 채널A 방송 화면]-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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