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키스톤 콤비의 배신…이승엽 감독, 첫 잠실 더비 쓰라린 패배

김재호-이유찬, 아쉬운 수비로 대량 실점 빌미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4.1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이승엽 감독이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내야진이 수비에서 연달아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 경기에서 4-13으로 졌다.

두산은 1회초 선취점을 냈지만 2회부터 4회까지 LG에 대거 7실점하며 흐름을 내줬고,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특히 올 시즌 '뛰는 야구'를 표방한 LG 상대 맞춤형 수비 전략이 완벽하게 실패로 돌아간 게 뼈아팠다.

두산은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가 유격수로 시즌 첫 선발 출전하면서 2루수 이유찬과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LG가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펼치기 때문에 수비가 좋은 김재호를 선발 투입했다. 공격도 중요하지만 이런 비중있는 경기에서는 수비 하나가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재호가 베테랑이고 경험도 많기 때문에 내야를 진두지휘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김재호-이유찬 키스톤 콤비는 수비에서 연이어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두산 내야 수비 붕괴는 3회말 시작됐다. 1사 이후 홍창기의 타구를 이유찬이 포구하지 못하면서 출루를 허용했고, 후속 타자 문성주의 강습 타구를 김재호가 제대로 잡지 못해 내야 안타를 내줬다. 잡아내기 까다로운 타구였지만 수비가 뛰어난 김재호였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이 아쉬운 수비는 라울 알칸타라가 오스틴 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2실점으로 이어졌다.

두산 키스톤 콤비는 4회말에도 흔들렸다.

무사 1루에서 김기연의 희생번트를 알칸타라가 잡고 재빨리 2루로 던졌지만 2루 커버를 들어온 김재호가 포구에 실패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LG는 무사 1, 2루에서 서건창이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를 시도했는데, 이유찬이 타구를 막아내는 덴 성공했지만 공을 떨어뜨렸고 이 사이 2루 주자 김민성이 홈을 밟아 추가점을 내줬다.

설상가상으로 3루수 허경민까지 수비에서 흔들렸다. 박해민의 번트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만루 위기를 맞은 두산은 김현수에게 싹슬이 3타점 2루타를 맞고 4회에만 4실점했다. 점수는 1-7로 벌어졌다.

4회를 기점으로 경기 흐름이 LG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고, 두산은 이후 추가 6실점하면서 시즌 첫 번째 잠실 라이벌전에서 완패를 당했다. 믿었던 키스톤 콤비의 수비 부진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기에 이승엽 감독에겐 더욱 아쉬운 경기로 남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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