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아랍연맹 복귀 가능성...알아사드 면죄부 주나
알아사드와의 관계 개선 주목
‘난민 갈등’ 카타르 반대 등 변수
시리아의 국제무대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국은 14일(현지시간) 대표단 회의를 열고 시리아의 아랍연맹(AL) 재가입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랍연맹이 시리아를 받아들일 경우 이는 ‘최악의 전쟁범죄자’ 중 한 명이라는 비판을 받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사진)에 대한 면죄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13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카타르·쿠웨이트·오만·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과 이집트·이라크·요르단 등 총 9개국 외교장관은 14일 사우디 제다에 모여 시리아와의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방점은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 여부에 찍혀 있다. 시리아는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아랍연맹에서 퇴출당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반정부 인사들에 대해 전기 고문, 성폭행 등 잔학행위를 일삼은 데다 2014년에는 다마스쿠스 근처 반군 지역에 화학무기를 살포해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아랍 국가들은 이 같은 잔혹행위를 주요 이유로 들어 지난 10여년간 시리아와 관계를 단절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지난달 중국의 중재로 시리아의 든든한 뒷배이자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지난 12일엔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교장관과 파이잘 메크다드 시리아 외교장관이 사우디 제다에서 만나 외교 관계 회복을 결의했다. 시리아 외교 수장이 사우디를 찾은 건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그 연장선에서 진행되는 이번 아랍 9개국 대표단 회의에선 알아사드 대통령을 다음달 19일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방안과 함께 시리아의 아랍연맹 재가입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시리아 내전에서 수많은 희생자와 난민을 양산한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고려한 장치도 마련했다. 익명을 요청한 요르단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시리아의 아랍연맹 재가입에 앞서 내전을 종식할 수 있는 ‘아랍 평화 계획안’을 9개국 회의에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분쟁 종식을 위한 세부 계획과 관련해 시리아 정부가 직접 행동할 수 있도록 ‘합동 아랍 그룹’을 구성하자는 제안을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내전 종식과 평화를 위한 시리아 정부의 노력을 명분으로 아랍연맹 가입을 정당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랍 국가들의 유일한 문제는 그들이 알아사드 대통령을 다시 품어야 하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달렸다”며 그의 국제사회 복귀를 기정사실로 했다.
시리아의 재등장에는 미국의 실책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부 개혁을 추진하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외부 위협을 줄이기 위해 이란, 시리아 등과 손을 잡았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2월 규모 7.8 강진이 시리아를 강타하면서 시리아를 겨냥한 각종 제재가 일부 해제된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특히 중동 주요국인 카타르는 난민 문제 등의 이유로 시리아의 아랍연맹 재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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