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 ICBM 참관한 김정은 “적들에 공포를”
고체연료 엔진 시험 4개월 만에
단 분리 시험…“기술 진전” 평가
김 “안보 위기감 체감시키겠다”
북한이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북한이 고체형 ICBM 체계 개발을 완성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12월 고체연료 엔진시험 후 4개월 만에 단 분리 시험 단행은 빠른 기술 진전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적들을)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 공화국전략무력의 전망적인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신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이날 보도했다. 시험발사 목적에 대해 “대출력 고체연료 다계단발동기(엔진)들의 성능과 단 분리 기술, 각이한 기능성 조종 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전략무기 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평가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1단 정상각도, 2·3단 고각방식”
비행거리·최대 고도는 미공개
한·미, 전략폭격기 맞대응 훈련
추진체 단 분리에 대해 “1계단은 표준탄도비행 방식, 2·3계단은 고각 방식으로 설정하고 시간지연 분리시동 방식”으로 최대 속도를 제한했다고 했다. 비행거리를 조절하기 위해 1단은 정상 각도로 비행하다 분리됐고, 2·3단은 고각 방식으로 분리됐다는 뜻으로 보인다.
통신은 “분리된 1계단은 함경남도 금야군 호도반도 앞 10㎞ 해상, 2계단은 함경북도 어랑군 동쪽 335㎞ 해상에 안전하게 락탄(낙탄)되였다”며 미사일 기능이 ‘설계상 요구’에 도달했다고 했다. 그러나 발사 시각과 장소, 비행거리, 최대 고도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3일 평양 인근에서 고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이 1000㎞ 비행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체연료는 오랫동안 연소하는 액체 로켓보다 추진력은 약하지만, 장기간 연료가 투입된 상태로 대기할 수 있어 미사일 발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발사 전에 첩보위성에 노출될 염려도 없다.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해 은밀하게 이동해 신속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액체연료와 달리 한 번 점화되면 제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엔진을 제작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북한은 한국의 킬체인 3축 체계 시스템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등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고체연료 활용 ICBM의 개발을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 ‘5대 과업’으로 정하고 공들여왔다.
조선중앙TV는 이번 발사가 압축 기체를 이용해 미사일을 상승시킨 뒤 공중에서 연료로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실장은 “북한이 콜드론치를 ICBM에 채택한 것은 처음”이라며 “고체연료와 TEL, 콜드론치 등을 결합해 ICBM 운용 효용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북한은 고체연료 고도화와 단 분리 기술 정교화 등을 위해 화성-18형 미사일의 추가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딸 김주애와 아내 리설주 여사,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과 함께 발사를 참관한 김 위원장은 “적들에게 더욱 분명한 안보위기를 체감시키고 부질없는 사고와 망동을 단념할 때까지 시종 치명적이며 공세적인 대응을 가하여 극도의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고 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향후에 사거리 성능 1만㎞ 이상의 ICBM 추진체 성능(고각발사 시 정점고도 5000㎞ 수준)을 보여주는 고각궤적 시험발사를 조만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는 북한의 ‘화성-18’형 시험발사에 대응해 이날 미국 전략폭격기 B-52H의 한반도 전개와 연계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B-52H 한반도 전개는 지난 5일에 이어 9일 만이다.
국방부는 “한·미 양국은 미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동맹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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