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권한만 125만명?… 허술해도 너무 허술했던 미국의 기밀문서 관리
미 국방부 기밀 문건을 유포한 혐의로 체포된 잭 테세이라(21)가 입대한 지 4년 된 일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허술한 보안 체계가 논란이 되고 있다. 기밀 문건에 접근 가능한 사람이 너무 많아 사실상 유출을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1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2019년 입대한 테세이라는 매사추세츠 주 방위 공군에 2021년 배치돼 ‘사이버 수송 저니맨(journeyman)’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보 통신망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관리하는 보직으로, ‘저니맨’은 9단계로 나뉘는 공군 기술직군 중 하급 실무 담당자에 해당한다.
WP는 그가 국방부 내부 컴퓨터 네트워크 가운데 극비 정보가 담긴 ‘세계정보통신합동시스템(JWICS)에 접근해 기밀을 빼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테세이라가 소속된 주방위군 정보비행단은 미 국방부 고위 관료들을 위한 정보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이로 인해 그가 JWICS에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어떻게 이렇게 어리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며 인종차별적인 사람에게 기밀 접근이 허용되고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NYT는 기밀 문건에 접근 가능한 사람이 너무 많은, 기존 보안 체계의 문제점이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600명이 넘는 미군 장성은 물론이고 하급 장교 일부와, 테세이라처럼 정보부대 소속 일부 사병도 기밀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 자료에 따르면, 1급 비밀 접근 권한을 가진 인원은 정부 소속 60만5579명(이하 2019년 기준)을 비롯해 정부와 계약을 맺은 민간 인원 47만2586명과 기타 17만3803명 등 무려 125만1958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밀 문건에 대한 보안을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정보 및 보안 담당 차관에 국방부 내 정보 접근권, 책임 및 통제 절차에 대한 검토를 지시해 다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최근 미 국방부는 군 1급 기밀에 대한 일일 정보 브리핑을 받는 대상자를 줄였다. 또 유출된 문서가 사본을 인쇄한 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앞으로 종이 문서 사용을 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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