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온 아홉 번째 봄…불법 된 '4·16 추모 공원' (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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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꼭 9년이 됩니다.
[장애진/세월호 생존자 : 세월호 참사가 초기 대응을 못 했던 거여서 저도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고.]
[장애진/세월호 생존자 : 이태원 참사도 보면 세월호 참사와 다르기도 하지만, 저는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참사고.]
그런데 광화문 인근 '기억 공간'은 철거될 처지에 놓였고, 정부가 4년 전 약속한 추모 공원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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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틀 뒤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꼭 9년이 됩니다. 당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해 배에 탑승했던 476명 중 304명이 희생됐었죠.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생존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날을 기억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박세원 기자가 이들의 현재를 만나봤습니다.
<박세원 기자>
2014년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이었던 유가영 씨는 이제 26살이 됐습니다.
여전히 바닷물이 밀려오는 악몽을 꾸고 우울증 약도 먹어야 하지만, 5년 전부터 생존한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재난 현장 구호 활동에 몰입하며 상처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트라우마 교육 자료를 제작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유가영/세월호 생존자 : 상처를 가진 사람이 무조건 그 상처를 갖고 맨날 아파하는 게 아니라 더욱 일어서서 나와 같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그런 의미.]
역시 2학년이었던 장애진 씨는 4년 차 응급구조사입니다.
신속한 응급조치로 환자 상태가 좋아질 때가 가장 뿌듯합니다.
[장애진/세월호 생존자 : 세월호 참사가 초기 대응을 못 했던 거여서 저도 초기 대응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고.]
하지만 9년 사이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졌는지는 의문입니다.
[장애진/세월호 생존자 : 이태원 참사도 보면 세월호 참사와 다르기도 하지만, 저는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참사고.]
고 신호성 군의 방에는 가방과 이름표, 사진까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엄마는 아직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했습니다.
[정부자/세월호 유가족 : 힘들 때도 들어오고 한밤중에 잠 안 올 때 들어와서 '엄마 괜찮아', 아들 웃는 얼굴 보려고.]
공식 추모공간이 마련되면 그곳에 유품을 옮기고, 늦은 사망신고를 하려 합니다.
[정부자/세월호 유가족 : (그곳에서) 세계 여행을 하고 있으면서 그냥 편안하게 훨훨 날아다니고 좋은 데만 보고 있었으면 좋겠어. 엄마 그렇게 약하지 않아.]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그날의 상처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유가영/세월호 생존자 : 생각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으려 든다면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겠어요.]
(영상취재 : 최준식·최대웅,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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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날의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건,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할 겁니다. 그런데 광화문 인근 '기억 공간'은 철거될 처지에 놓였고, 정부가 4년 전 약속한 추모 공원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사공성근 기자입니다.
<사공성근 기자>
서울시의회 앞 19㎡ 크기의 작은 땅,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억 공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천막에서 시작한 기억공간은 광화문 광장에 있었지만, 재작년 11월, 광장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이곳으로 밀려났습니다.
이마저도 시의회가 허가한 사용 기간이 지난해 6월로 끝나면서 불법 시설물 처지가 됐습니다.
의회는 유가족 측에 자진 철거 요청과 함께 2천여만 원의 변상금을 부과했고 강제 철거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혜원/4.16연대 기억공간 활동가 :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가겠다 입장을 밝혀도 서울시 측에서 그 어떤 구조물이나 시설물도 들어설 수 없다라고 얘기를 해서 저희는 이게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인 된 거죠. ]
정부가 2019년 발표한 추모 공원 조성도 지체되고 있습니다.
당초 공원 내에 봉안 시설까지 건립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학생 희생자 250명의 유해를 함께 안치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안산 화랑호수 옆에 있는 1만 제곱미터 규모의 공터입니다.
원래 내년 하반기쯤이면 이곳에 4.16 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현장에는 부지만 있을 뿐 공사는 시작도 못했습니다.
[임병광/4.16재단 나눔사업팀 : 올해 원래 착공을 하려고 했던 계획이 있었는데, 그게 이제 하염없이 미뤄졌고요. ]
설계와 예산 편성 등 준비 과정이 지연됐고 그 사이 공사비도 오르면서, 공원 준공까지는 앞으로 3년은 더 걸릴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양지훈,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손승필·최하늘)
박세원, 사공성근 기자on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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