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50 탄소중립’처럼 시점 정한 목표, 생태전환을 시한부 행동처럼 오해”
조효제 “종착점 없는 기나긴 여정”
분야별 25년 뒤 한국 사회 전망
창비와 세교연구소가 14일 심포지엄 ‘대전환의 한국 사회, 과제와 전략: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서울 창비서교빌딩에서 열었다. 계간 ‘창작과비평’의 200호 특별호(2023년 여름호 발간 예정)를 기념하는 행사다. ‘창작과비평’은 1966년 첫 호를 간행했다. 1970~1980년대 독재정권 시기 판매금지 처분, 강제 폐간, 출판사 등록취소 같은 탄압을 받았다.
200호 특집은 언론, 정치, 정보기술(IT), 플랫폼노동, 장애인권, 농촌·지역 운동, 평화 운동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주요 인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싣는다. 창비는 “‘25년 뒤 한국 사회’의 모습을 전망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짚어본다”고 했다.
심포지엄 주제, 취지도 200호 특집과 이어진다. ‘대전환과 자본주의’ ‘돌봄’ ‘사회생태 전환’ ‘대안 서사’ 등을 논의했다.
“한국은 근대화의 기치 아래 권위주의형 돌진적 개발로 선진국 진입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인류 역사 최악의 합계출산율,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가족살해라는 끔찍한 결과가 초래되었다.”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학 교수는 ‘사회생태 전환은 어떻게 일어나는가’에서 한국의 과거와 현재 문제를 이같이 진단했다. “외형상 ‘압축성장’을 달성했지만, ‘압축소멸’의 징후가 출현”한 것이다. 압축성장을 이끌었던 ‘목표-계획-실행-달성’의 선형적 사고방식으로는 참상을 해결할 수 없다며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한 게 사회생태 전환이다. 조 교수는 ‘2050 탄소중립’처럼 시점을 정해놓고 목표를 제시하는 방식 때문에 사회생태 전환을 시한부 행동처럼 오해하게 된 측면이 있다는 점부터 지적했다. “전환은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종착점을 특정할 수 없는 기나긴 여정”이라고 했다.
백영경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환의 지향으로서의 돌봄: 커먼즈와 최일선 공동체 사이에서’를 발표했다. 돌봄도 생태 전환과 이어지는 문제다. 백 교수는 돌봄소득을 두고 “나와 타인, 가족, 나아가 생태계까지 무엇인가를 책임있게 돌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자신이 원하는 돌봄을 행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즉 돌봄소득은 “돌봄이 가능한 사회로의 변화를 유도하는 수단”이어야 하는 것이다. 백 교수는 돌봄을 민주적으로 배분하여 고루 책임지게 하는 수단이라고 할 때 가장 큰 걸림돌로 낮은 임금을 받는 가족 구성원과 여성들의 ‘독박 돌봄’ 현상을 주로 초래하는 장시간 노동을 꼽았다. 돌봄 해결의 핵심은 “돌볼 수 있는 시간의 확보, 이를 가능하게 하는 노동시간의 감축”이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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