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의 다시보기] "묻지 말라" "논의된 바 없다"…반복되면 믿지 못할 수도

박성태 기자 2023. 4. 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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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청 의혹이 나온 뒤 대통령실의 입장은 한결 같았습니다.

위조된 문건이니 미국에 따로 할 얘기는 없다. 들어보겠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지난 11일) :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되었다, 거기에 대해서 평가가 일치하고.(한국 입장 전달은) 할 게 없죠. 왜냐하면, 누군가가 위조를 한 거니까…]

그런데, 미국이 요란하게 잡은 범인은 미군이었습니다.

미국 군인이, 미국 문건을 유출한 겁니다.

이렇게 되면 '위조된 문건'이어서 별개 아니다는 투의 우리 대통령실 대응은 왠지 부족합니다.

사실 제가 더 의문인 것은 대통령실의 이 태도입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 (지난 12일) : 그 얘기는 구체적으로 묻지 마시죠. 어제 (11일) 제가 한마디로 했으니까 거기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봅니다.]

이야기 했으니, 더 이상 묻지 마라.

그동안 대통령실은 여러번 더 이상 묻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지나도, 사실은 더 물었어야 했던 일이 꽤 있었습니다.

"한일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는 논의된 적 없다."

하지만 의제로서 논의된 바 없다였습니다.

즉 언급은 있었다는 의미이고 그렇다면 일본의 언급에 우리의 대응은 사실 물음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 상공을 지나갔냐는 물음에 북한 내통설까지 거론하며 공격했지만 실제 방공식별구역을 지나갔습니다.

따지고 보면 바이든과 날리면 때부터 대통령실은 성난 표정으로 여러 번 가짜뉴스다, 분명하다, 더 이상 묻지 마라 했지만 묻지 않았으면 몰랐을 수 있는 일이 반복됐고 이러다간 믿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은 오래됐지만 대통령의 약속, 다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당선 인사 기자회견 (2022년 3월 10일) : 우리 기자 여러분들과 간담회를 자주 갖겠습니다. 언론 앞에 자주 서겠습니다. 좋은 질문을 많이 제게 던져주십시오.]

지금은 대통령은 질문에서 벗어나 있지만 대통령실은 물을 때 화라도 내지 않길.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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