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는 흑인"…원작까지 바꾸는 '정치적 올바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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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유명 작가의 작품 속 표현을 바꾸거나 아예 없앤 개정판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뒤룩뒤룩 살이 쪘다" "뚱뚱보" "보통 크기 인형 만한 난쟁이들" 최근 영국에선 원작을 낸 출판사가 이처럼 외모와 성별, 인종에 대한 편견이 담겨 있거나 비하하는 표현들을 여럿 삭제하거나 수정한 개정판을 냈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과 이언 플레밍의 007시리즈에서도 작가 사후 인종과 성별에 대한 차별적 표현을 수정한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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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상을 떠난 유명 작가의 작품 속 표현을 바꾸거나 아예 없앤 개정판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에 썼던 차별적 표현을 현대 기준에 맞춰 바꾸자는 건데 이게 다른 분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20세기에 세상을 떠난 영국 작가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우리 어린이들도 많이 읽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익숙한 데다 영어공부를 위해 원서를 보기도 하는 겁니다.
[김채은/서울 북아현동 : 마법 같은 공장에 가서 나쁜 아이들이 벌을 받는 동안 찰리(주인공)는 상을 받아요.]
[김문선/서울 북아현동 : 상상력이라든지, 권선징악 같은 것을 아이한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읽혔습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 묘사입니다.
"뒤룩뒤룩 살이 쪘다" "뚱뚱보" "보통 크기 인형 만한 난쟁이들" 최근 영국에선 원작을 낸 출판사가 이처럼 외모와 성별, 인종에 대한 편견이 담겨 있거나 비하하는 표현들을 여럿 삭제하거나 수정한 개정판을 냈습니다.
그러자 작가가 세상을 떠난 뒤에 현대의 잣대로 작품에 손을 댄 건 검열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과 이언 플레밍의 007시리즈에서도 작가 사후 인종과 성별에 대한 차별적 표현을 수정한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번역가들의 견해는 갈립니다.
[송경아/애거서 크리스티 소설 번역 : 저는 사실 지금 본다면 '검은 대리석'이라는 데서 한 번 걸렸을 거 같아요. 그냥 대리석이랑은 좀 다른 느낌이니까. (작가 사후 개정판은) 해석에 대한 또 새로운 장이 열린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혜연/로알드 달 소설 번역 : 굉장히 다들…예민해져 있나? 작가가 이 동화책을 갖고 애들을 무슨 변화를 시켜서 편견을 갖게 하려고 한 게 아닌 데, 그냥 동화는 동화책으로….]
이런 개정 작업은 영상 콘텐츠에서도 활발합니다.
과거의 고정 관념이 담긴 콘텐츠로 시청 주의가 필요하다는 안내 문구를 붙이던 디즈니는 최근엔 원작의 인종을 바꿔 재제작도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콘텐츠 업체들이 취하는 전략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이택광/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결정적인 건 상품성이 높은 작품에 한해서 이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불매운동 같은 '캔슬 컬처(추방·비난 문화)'가 가지고 있는 반응을 접하면 출판사가 거부하기 힘들죠.]
우리 출판계는 아직 원작 수정 작업에 착수하진 않았지만, 민음사가 세계문학 전집의 작품해설에 나오는 차별적 표현들을 고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고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이홍명, CG : 성재은·안지현·권혜민·장지혜)
노동규 기자laborsta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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