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만 가면 에취!"...반려동물 알레르기, 어떻게 대처할까?
“에취!”. 사랑하는 반려견 혹은 반려묘 근처만 가면 유독 재채기가 나오고 피부에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사람이 있다. 이는 알레르기 때문이다. 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반려동물 키우는 것을 되도록 피할 것 같지만, 의외로 알레르기로 인한 고통을 감수하며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 반려인 4명 중 1명은 알레르기
2018년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상표 교수와 이상민 교수,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교수가 발표한 국내 첫 반려동물 알레르기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 4명 중 1명이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반려인 중에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이 35~45%에 이를 정도로 매우 흔하다"라고 말하며, "이미 알레르기 질환이 있거나 알레르기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반려인이라면 알레르기가 더 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반려동물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은 반려동물이 보유하고 있는 '알레르겐(Allergen)'이다. 알레르겐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말하며, 주로 항체 중 면역글로불린 E(IgE)라는 혈액 속 면역 단백질 유형에 의해 발생한다. 참고로 개는 CAN F1, 고양이는 FFL D1이라는 알레르겐을 가지고 있다. 알레르기 반응에 민감한 사람이 반려동물이 가진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우리가 흔히 아는 눈물, 콧물, 피부 발진, 가려움증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겐을 유발하는 IgE의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다. 더불어, 끊임없이 만들어졌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개인과 시기마다 알레르기 반응도 다르게 나타난다. 다시 말하자면, 특정 종의 개나 고양이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모든 종의 개와 고양이에게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반려동물 알레르기 역학조사를 살펴보면, 반려견·묘의 종에 따라 알레르기 빈도가 달랐다. 반려견 중에는 치와와를 키우는 사람의 알레르기 증상 경험률(40%)이 제일 높았으며, 요크셔테리어(38.3%)가 그 뒤를 이었다. 반려묘의 경우에는 페르시안(47.8%)이 가장 순위가 높았으며, 터키 앙고라(41.7%)가 두 번째였다.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지 않다면 시간이 지나 반려동물에 적응하면서 잦아들기도 하고,주사와 면역요법으로 치료도 가능하다. 알레르기 면역요법은 인체를 알레르기 항원에 단계적,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정도광 원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알레르기 면역요법은 유일한 근본 치료법으로 보통 4년 정도 꾸준히 치료하면 최소 5년 또는 반영구적으로 효과가 지속된다"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과 행복한 동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은 매우 사랑스럽지만, 알레르기 반응은 괴롭다. 따라서,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 방법은 반려동물을 쓰다듬거나 접촉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반려동물을 만진 후 바로 눈이나 다른 신체 부위를 만지면, 바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 안에 반려동물이 출입하지 못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다. 가장 좋은 장소는 침실이다.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 침 같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은 침구류에 묻으면 세탁해도 잘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목욕은 반려동물의 알레르겐을 줄여준다. 단, 너무 자주 씻기면 피부가 상할 수 있으므로 일주일에 한 번이 제일 적당하다. 더불어, 주기적으로 반려동물의 털을 짧게 깎거나 빗겨줘 털이 집안에 날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이 지나가는 자리는 항상 진공 청소기를 사용해 깨끗하게 청소하고, 실내 환기나 공기청정기를 활용해 대기 중 알레르겐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정도광 원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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