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못 쉴 때 있어요"…'지옥철', 앞으로 바뀔 수 있을까 (풀영상)
<앵커>
김포와 서울을 잇는 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에서 최근 승객 두 명이 호흡 곤란으로 쓰러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고가 일어날 만큼 매일 출퇴근 시간마다 지옥철이라는 호소가 끊이질 않는데,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정부도 오늘(14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럼 현장은 어떤지 먼저 김포공항역부터 가보겠습니다.
안상우 기자, 지금 8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사람이 많아 보이네요?
<안상우 기자>
이곳 김포공항역은 고촌이나 풍무, 걸포 등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김포골드라인을 타기 위해 이용하는 역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직장인들이 정말 많이 몰렸는데, 금요일 퇴근길이라 그런지 지금은 다소 나아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대는 숨쉬기 힘들 정도의 승객 과밀로 특히 악명이 높은데요.
제가 오늘 출근길에 직접 열차를 한번 타봤습니다.
이른 아침이지만 승강장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출발역과 가까울 때는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보이지만 승객은 계속 들어차기 시작합니다.
열차에 탑승하기도 어렵고, 손을 어디 둘 데도 없이 밀려다닙니다.
[열차 안으로 한 걸음씩만 들어와 주시기 바랍니다.]
[김용명/김포골드라인 승객 : 많이 힘들죠. 지금 (열차가) 두 량 정도밖에 안 되는데 한 량만 더 늘어도 좋을 것 같기는 해요.]
두 량 짜리 전동차는 172명 탑승용으로 설계됐는데, 출퇴근 시간대에는 2배 가까운 평균 300명이 몰려 1㎡에 7~8명이 밀집돼 있습니다.
1㎡에 10명꼴이었던 이태원 참사 당시 밀집도를 감안하면 호흡곤란 사고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승객들의 말입니다.
[전영미/김포골드라인 승객 : 심각하죠. 키 큰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가방에 밀리고… 숨 못 쉴 때가 좀 있어요.]
<앵커>
보기만 해도 정말 위험해 보이는데요, 그럼 왜 김포골드라인만 유독 혼잡한 겁니까?
<기자>
네, 가장 큰 원인은 수요 예측 실패입니다.
사업 승인 당시 김포 인구가 20만 명이었는데, 지금은 두 배를 훌쩍 넘는 50만 명으로 급증해, 김포골드라인 하루 평균 이용객도 한 달에 1천 명씩 늘어나 8만 명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애초에 사업비와 수익성 등을 이유로 승강장을 두 량 크기로 설계했습니다.
그래서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열차를 더 이어 붙여서 대응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에 대한 위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이소영, VJ : 박현우)
---
<앵커>
보신 것처럼 출퇴근 시간대에 특히 더 혼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버스전용차로를 만들어서 셔틀버스를 통해 승객들을 분산시키고 최대한 빨리, 열차 운행 횟수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대책이 효과가 있을지 이어서 조윤하가 짚어봤습니다.
<조윤하 기자>
김포 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 국토부와 김포시, 운영사가 부랴부랴 모였습니다.
국토부는 출퇴근 시간 승객을 분산시키기 위해 '셔틀버스 무제한 투입'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현재 김포 고촌에서 개화까지는 버스전용차로가 있지만, 서울시가 담당하는 개화에서 김포공항까지는 없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 서울시에 미지정 돼 있는 버스전용차선 구간 2km 부분에 대해서 즉각 버스전용차선 지정을 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또 현재 3분대인 편성 간격을 2분대까지 줄일 수 있도록 증편도 3개월 앞당깁니다.
2량씩 6개 열차, 즉 12량을 내년 6월 추가로 증편할 계획입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과 김포-강남 간 GTX 개통도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내놓은 대책들, 당장 실효성은 없습니다.
버스전용차로의 경우, 서울시와 사전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효과 검증과 설치 등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전용차로가 설치돼도 열차 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 승객 분산 효과가 얼마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최한솔/김포 골드라인 승객 : 그래도 지하철이 좀 더 빨라서 지하철 탈 것 같아요.]
12량 증편 역시 근본 대책은 될 수 없습니다.
이마저도 내년 6월 예정, 1년 넘게 지옥철 상황은 반복됩니다.
[이수범/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 워낙 수요가 많으니까 그 정도 (열차)를 추가해도 그 수요를 다 충당을 못 하는 거죠.]
5호선 연장은 아직 노선도 확정되지 않았고 GTX 도입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 당장 승객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매일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남성, 영상편집 : 김호진)
---
<앵커>
이렇게 국토부는 버스전용차로를 추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지만, 서울시는 거기에 대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면서 다른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수륙양용버스를 한강에 투입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는데, 이게 당장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유덕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덕기 기자>
김포골드라인 과밀을 줄이기 위한 서울시 대책은 크게 3가지입니다.
먼저 출퇴근 혼잡 시간대 탑승 제한 등 혼잡도를 관리하는 이른바 "컷팅맨"을 빠른 시일 안에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김포골드라인을 대체하는 시내버스와 광역버스의 추가 투입도 추진됩니다.
광역 버스인 3000번은 6번, M6117번은 2번 운행 횟수를 늘리고, 김포시 시내버스 70번 노선의 증회 요청도 즉시 수용키로 했습니다.
국토부가 요청한 개화에서 김포공항역까지 버스전용차로 지정에 대해서는 사전협의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시 차원에서 조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덧붙인 뒤 40인승 이상 수륙양용버스를 한강에 투입해 도로 혼잡도를 줄이겠다는 대책도 내놨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 서울로 출퇴근하시면서 일하시는 경기 도민들 또 인천 시민들도 다 서울 시민이다 하는 마음가짐으로 여러 가지 대책을 조속히…. ]
하지만 서울 구간 버스전용차로 지정은 2년 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한 채 국토부와 서울시가 서로 책임 공방을 하는 듯한 모양새고 수륙양용차가 골드라인 혼잡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 사이 신경전도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어제는 국토부의 주택 실거래 정보 미제공 문제를 놓고 "부처 칸막이를 깨야 행정 수준이 높아진다", "지자체가 요청한다고 개인정보를 제한 없이 제공하는 건 불법"이라고 SNS상 설전을 벌였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이상민, CG : 서동민)
안상우, 조윤하, 유덕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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