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연승 질주’ SK, LG 꺾고 파이널 진출 확률 78% 확보

[점프볼=창원/이재범 기자] SK가 역전승을 거두며 13연승을 달렸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 꼭 이겨야 하는 1차전을 가져갔다.

서울 SK는 14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창원 LG를 73-68로 꺾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정규리그에서는 LG와 원정 경기를 모두 이겼던 SK는 이날 역시 원정에서 승리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확률 78%(39/50)를 손에 넣었다. 6라운드부터 이어온 연승 숫자도 13으로 늘렸다.

SK는 역전의 명수답게 3쿼터 한 때 11점 차이의 열세를 뒤집었다. 자밀 워니는 28점 19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맹활약했다. 최부경(16점 10리바운드)과 김선형(13점 6어시스트 2스틸)도 두 자리 득점을 올렸다. 최성원은 8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LG는 11점 차이의 우위를 지키지 못했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떨어진 탓이다. 이재도와 이관희가 10점 합작에 그친 탓이 컸다. 레지 페리(17점 5리바운드)가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가운데 단테 커닝햄(12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과 김준일(11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이 분전했다.

경기 전 감독 인터뷰는 양팀의 미팅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LG의 홈 경기에서는 보통 원정 팀이 먼저 하는 편이다.

전희철 SK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LG는 페리가 어떻게 할지 답답할 건데 우리는 어떻게 할지 몰라서 답답하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감독 데뷔 경기이기도 한 조상현 LG 감독은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솔직하게 걱정이 더 많이 된다”며 “전력 50%인 마레이가 빠지고 새로 온 선수가 어떻게 할지 모른다. 선수들은 즐기겠지만, 원래 징징거리는 편이지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양 팀 감독이 답답함과 걱정을 호소한 가운데 경기가 시작되었다.

SK가 경기 시작과 함께 최성원의 돌파 이후 연속 8점을 올렸지만, LG도 커닝햄의 돌파로 첫 득점에 성공한 뒤 연속 8득점하며 균형을 맞췄다.

이후 SK가 앞서 나가면 LG가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이런 흐름이 바뀐 건 2쿼터였다.

답답하고 걱정하게 만든 페리가 2쿼터 초반 LG의 득점을 주도했다.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되었다. LG는 2쿼터 막판 빠른 공격으로 연이어 득점하며 35-31, 4점 차이로 전반을 마쳤다.

LG는 전반에만 SK의 실책을 11개나 끌어냈다. SK는 LG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평균 9.3실책을 기록했었다. LG의 수비가 그만큼 탄탄했다. 역전한 비결이다.

SK는 많은 실책에도 리바운드에서 22-15로 앞선데다 워니가 전반에만 더블더블(12점 11리바운드)을 작성해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여기에 꼭 필요한 감초 같은 최성원과 최원혁의 3점슛 두 방도 더해진 결과였다.

LG는 3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7득점하며 42-31로 앞섰다. 3쿼터 중반 47-37로 두 자리 득점 차이를 유지했다. 이 때부터 5분 동안 득점 침묵에 빠졌다. 흐름을 넘겨주는 순간이었다.

SK는 역시 역전의 명수다웠다. 두 자리 점수 차이로 뒤지자 집중력을 발휘했다. 실책이 많았던 SK가 반대로 LG의 실책을 무더기로 끌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속 15점을 몰아쳤다. SK는 52-49, 3점 우위 속에 4쿼터를 맞이했다.

흐름을 탄 SK는 최부경과 워니의 합작 플레이로 점수 차이를 점점 벌렸다. 최성원의 3점슛으로 7분 21초를 남기고 63-53으로 10점 차이로 달아났고, 4분 2초를 남기고 71-57로 우위를 점했다.

SK는 작전시간을 하나도 부르지 않았는데 LG는 3개의 작전시간을 모두 소진한 시간이었다.

뜨겁던 LG 팬들의 응원 소리도 잠잠해졌고, 체육관을 떠나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SK는 2분 59초를 남기고 출전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을 기용했다. 승부는 결정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사진_ 문복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