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필수품이 ‘molka’ 탐지기?… “나라 망신” 말 나온 영상
한국 내 불법 촬영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 문제 심각성이 해외까지 전해지며, 한국 여행 준비물로 ‘몰래카메라(몰카) 탐지기’가 필요하다는 글이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 해외 네티즌은 지난 11일 트위터에 25초짜리 짧은 영상을 올리고 “여행 갈 친구에게 영상을 보여주라”고 썼다. 영상에는 ‘한국 에어비앤비 숙소에 머무를 때 당신은 이렇게 한다’는 자막과 함께 숙소 이곳저곳을 종이테이프로 막는 모습이 나온다. 대부분 현관 인터폰과 실내 온도조절기 등 카메라가 숨어있을 법한 작은 구멍이 보이는 공간이다. 이어 적외선으로 몰래카메라를 찾아낼 수 있는 작은 소형기기를 소개하며 영상은 끝난다.
이 게시물은 14일 기준 158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리트윗 수도 2000회에 가깝다. 그러자 국내 네티즌들은 “나라 망신이다” “몰카 선진국으로 박제된 것 같아서 부끄럽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숙소나 화장실에서 몰카 범죄가 일어나니 누가 한국을 찾고 싶어 하겠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몰카 범죄가 만연한 나라’라는 오명을 쓰게 된 건 비단 최근 일이 아니다. n번방 사건과 가수 정준영·최종훈의 불법 촬영 사건 등이 알려진 후인 2021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라는 보고서를 내고 디지털 성범죄로 한국 여성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한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기적을 이룬 나라”이지만 “기술적 발전에 비해 성평등은 그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외신에는 ‘몰카’를 발음 그대로 쓴 ‘molka’라는 표현이 사용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몰카(molka) 영상이 온라인에 공유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피해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고려할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전국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10월까지 약 6년간 경찰청에 신고된 불법 촬영 건수는 3만9957건이다. 이는 연평균 6660건에 해당하며 하루 평균 18건꼴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뜻이다. 범행은 공중화장실과 숙박시설 외에도 학교, 직장 건물, 탈의실, 기숙사, 집 등 익숙한 장소에서 벌어졌다. 또 4건 중 1건은 관계인 소행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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