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으로 초기 여드름 치료?…“속지 마세요”
벤조일퍼옥사이드 성분 ‘자극 유발’·레티노이드는 ‘임신 초기 영향’
손으로 짜면 흉터 깊고 상태 악화…클렌징 제품보다 보습제 잘 써야
“잘못된 관리·치료 예방 위해 ‘전문의약품 독성 높다’는 인식 바꿔야”
대한여드름주사학회는 여드름과 주사질환(일명 딸기코) 등과 관련한 연구 및 학술 활동뿐 아니라 이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질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민간요법의 위험성을 환기하고 부적절한 치료 및 관리로 악화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인식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미연 여드름주사학회장(58·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은 14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초기 여드름의 경우 기능성 화장품으로 치료가 충분하다고 오인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일명 ‘여드름 화장품’이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대체할 수 있다는 설문 문항의 오답률이 각각 약 55%, 45%로 나타나는 등 화장품을 여드름의 치료제로 잘못 생각하거나 이에 대해 잘 모르는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한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 회장과 대한화장품의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박 회장은 여드름 및 주사, 색소질환 레이저 치료 등의 권위자로 꼽힌다.
박 회장은 여드름의 잘못된 관리·치료를 예방하기 위해 일반의약품을 남용하거나, 전문의약품은 독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등의 인식이 바로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드름 치료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의 효능에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벤조일퍼옥사이드는 여드름 국소제형(일반의약품)으로 사용하는 성분 중 한 가지인데, 세균에 내성이 생기지 않는 특성으로 여드름 항생제 치료와 병합해서 치료하게 되지만 농도에 따른 피부 자극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히 피부가 예민한 환자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러한 성분이 해외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국내로 직구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로 인해 자극접촉피부염으로 피부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박 회장에 따르면 레티노이드는 성분(전문의약품)의 여드름에 대한 효과가 뛰어나며, 피지를 조절할 수 있어 유용하게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합성비타민A라는 특성상 특히 임신 초기에 기형 유발 가능성이 우려된다. 임신 시기는 물론이고 임신을 원할 때는 약을 중단하고 4주간의 피임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여자 환자는 가족계획에 따른 일정과 적절한 피임에 관한 확인이 필요한 약제이다.
“여드름은 짜내야 한다고 생각하여 손을 대고, 여드름이 악화하여 병원에 오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여드름을 잘못 짜게 되면 2차 감염의 문제나 여드름색 자국이 더 심하고 오래가는 경우가 있으므로 손대지 않는 것이 첫 번째 원칙입니다.”
박 회장은 일반인들이 여드름을 잘못된 방법으로 관리하는 사례도 언급했다. 또한 “레티노이드 계열로 치료받는 경우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는 요인을 줄이고 보습제를 잘 사용해야 한다”면서 “각질 용해 성분이나 딥클렌징 제품들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주사는 얼굴의 중심부를 침범하는 비교적 흔한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만성적으로 홍조, 지속적 홍반, 모세혈관 확장, 구진 및 농포 등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때로는 눈의 안검을 침범하여 다래끼로 오인되는 수도 있다.
“주사는 노출 부위인 안면부의 증상과 관련한 미용적 측면과 반복되는 재발 등으로 인하여 환자들의 정신적 문제와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질환입니다. 건조하고 추운 겨울철에는 더 예민해지고, 무더운 여름에도 악화하는 등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자외선, 스트레스, 음주, 매운 음식 등도 악화 요인입니다.”
주사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상당하다. 접촉 피부염으로 오인하여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바르거나, 단순한 모낭염으로 인식하여 항생제 연고만 바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박 회장은 “증상 초기에 일찍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면서 “경구용 항생제와 외용제 등으로 조기 치료가 필요하며,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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