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가 로스쿨은 무슨”…서울대 “정순신 아들, 불이익 없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 학폭 문제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사진 제공 = 연합뉴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서울대 로스쿨에 지원할 경우, 고등학교 시절 학교폭력(학폭) 기록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서울대가 밝혔다.

14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폭 청문회’에서 김성규 서울대 교육부총장은 ‘학폭 가해자가 로스쿨에 입학할 때 불이익을 받는 규정이 있느냐’는 유기홍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김 부총장은 유 의원이 이 답변을 재차 확인하자 “(로스쿨 입학 시) 학부 때의 것은 연계되지 않는다”며 “현재까지 그런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출석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교생활기록부상 학폭 기재를 고3 졸업 후 4년까지 늘렸다”며 “대학입시에서는 재수나 삼수를 해도 고려가 되지만, 대학원 과정에서는 고려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문회를 본 누리꾼들은 “학폭 가해자가 로스쿨은 무슨”, “학폭 가해자가 법조인이 된다는 게 말이 되나”, “같은 이치로 흉악범이 외과의사 되겠네” 등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민족사관고등학교에 다니면서 학폭을 저질러 3학년 때인 2019년 초 서울 서초구의 반포고등학교로 전학한 뒤 이듬해인 2020년 정시 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했다.

반면, 학폭 피해학생은 민사고에 재학한 2년 동안 단 이틀만 정상수업을 받는 등 고통에 시달렸다.

이날 무소속 민형배 의원실이 민사고에서 제출받은 ‘정순신 아들 학폭 피해학생 출결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피해학생은 정 변호사의 아들로부터 학폭을 당한 뒤 2018년 2월 12일부터 등교를 하지 못했다.

민 의원은 “이날부터 2019년까지 약 2년 동안 피해학생이 정상적으로 학교수업을 받은 날은 2018년 7월 10일과 그해 10월 26일, 단 이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2년간 피해학생이 학교에 못 나온 날은 366일이고, 학교에 왔지만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보건실이나 기숙사에서 정신적 안정을 취한 날이 30일이었다.

특히, 2019년에는 1년 내내 등교하지 못했다. 2년간 민사고의 방학과 휴일을 뺀 법정 수업일수는 398일이다.

민 의원은 “피해학생은 2년여의 긴 시간 동안 학교도 가지 못한 채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공황장애에 시달렸다”며 “반면 가해자인 정 변호사의 아들은 법 기술을 이용해 정상적으로 학교수업을 받았고 정시를 통해 서울대에 입학하는 등 서로 대조된 생활을 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