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대 ‘돈봉투’ 의혹 민주당, 스스로 진상규명해야
2021년 5월 송영길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9000만원대 불법자금이 오갔다고 보고 자금 제공자뿐 아니라 수수자까지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불법자금을 받은 당 관계자 40명 중 현직 의원 10여명이 연루됐다는 것이 검찰 주장이다. 수사가 초동 단계이지만 당대표 경선에 돈봉투가 오갔고, 다수의 현직 의원을 포함한 당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됐다는 의혹만으로도 믿기 어려운 심각한 사안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정당 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범죄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서 민주당 국회의원과 ‘송영길 당대표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등에게 흘러간 현금 액수를 최소 9400만원으로 특정했다. 수십만원, 수백만원 단위로 쪼개져 유통되는 전당대회 자금 특성상 다수의 당 관계자들이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적게는 50만원씩, 많게는 300만원씩 불법자금이 제공됐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구체적인 돈거래 정황이 담긴 3만여개의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칼날이 송 전 대표를 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 경선과정에서 불법자금이 오갔는지, 그 돈이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쓰였는지는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공정해야 할 당직 선거에 돈봉투가 오갔고 당내 불특정 다수에게 불법자금이 광범위하게 오갔다는 의혹만으로도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개인, 측근 비리에 국한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 사건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송 전 대표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민주당이 ‘국면전환용 기획수사’라며 반발하는 것은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라 보기 어렵다. 민주당의 반발과 검찰의 맞대응이 지속될수록 민주당에 대한 불신만 커질 것이다. 당내에서도 그냥 덮고 넘어가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터다. 검찰 수사에 앞서 민주당 스스로가 진상규명 노력에 나설 필요가 있다. 통상적인 해당 행위를 가리는 윤리위원회 제소가 아닌 지도부 차원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 진위를 밝혀야 할 것이다. 검찰도 야당 탄압을 위한 기획수사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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