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벌써 두배 넘게 먹었어”...올해 130% 올랐다는 이 기업, 왜?

하림지주 주가 134%나 급등
매출 절반 차지하는 팬오션
2분기 벌크선 운임상승 기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닭고기 브랜드 ‘하림’으로 소비자에 친숙한 기업 하림그룹의 지주회사 ‘하림지주’의 주가가 올 들어 134% 급등했다. 핵심 자회사인 팬오션의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이 지주사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같은 기간 주요 자회사인 팬오션과 하림의 주가가 각각 9.3%와 22.1%에 오른 것에 비해 지주사의 상승폭이 높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림지주는 올 들어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면서 전체 거래 중에서 공매도 비중이 20% 이상 넘는 경우 등에 지정되는 공매도과열 종목으로 7번 지정되기도 했다.

14일 하림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0.29% 오른 1만712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초 대비로는 134.2% 상승했다. 작년 10월 기록한 저점(6420원)에 비해서는 174% 상승한 수준이다.

하림그룹의 주요 사업분야는 크게 4가지다. 지난해 말 매출액 기준으로 팬오션이 담당하는 해상운송 및 곡물유통업이 43%로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닭고기와 돈육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9%, 사료 21%, 엔에스홈쇼핑을 통한 유통업이 4%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핵심 자회사인 팬오션, 제일사료, 하림, 선진, 팜스코, 엔에스쇼핑은 각각 해운(곡물)-사료-축산-도축가공-식품제조-유통판매 등 식품의 가치사슬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 팬오션, 하림, 선진, 팜스코는 상장돼 있다.

매출 비중이 높은만큼 하림그룹의 실적에선 팬오션(지분율 54.7%)이 가장 중요하다.

증권가에선 팬오션의 실적이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팬오션은 벌크선 주력 선사로서 벌크선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벌크선은 BDI(발틱운임지수)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데 향후 BDI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벌크선은 ‘벌크’란 말 그대로 철강, 석탄, 곡물 등 포장하지 않은 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이다. 벌크선 운임은 중국 경기와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받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팬오션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 2113억원, 영업이익 1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32%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다만 2분기부터는 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BDI가 지난 2월 중순 530포인트까지 하락했으나 4월 들어 1560포인트까지 상승하고 있다”며 “다음달 중순까지는 BDI가 약 2500포인트 수준까지 상승할 것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BDI는 해운시장에서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계절성만으로도 2000포인트 이상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팬오션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에 불과해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림지주는 작년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있었다. 농수산홈쇼핑 채널을 운영하는 엔에스쇼핑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후 엔에스홈쇼핑 인적분할에 나서 기존엔 하림지주의 손자회사였던 하림산업이 자회사로 올라섰다. 하림산업은 부동산 개발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바뀐 하림산업이 신성장동력의 역할을 할 전망”이라며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하림산업은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지주가 직접 지배하게 돼 사업 판단과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 주가 급등으로 인해 최근 공매도 거래가 늘고 있다. 하림지주는 올들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가장 많이 지정된 종목이다. 일각에서는 하림지주에 대한 공매도가 오히려 주가 급등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지주사의 주가 급등으로 지주사 지분 21%를 보유한 김홍국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크게 늘었다. 하림지주를 비롯해 하림, 팜스코 등 3개 종목의 지분을 들고 있는 김 회장의 지분가치는 올초 1765억원에서 3월말 기준 3832억원으로 3개월 새 117%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