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릴 곳 어디 없나요”...서민 위한 ‘중금리 대출’ 실종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3. 4. 1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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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비용·충당금 증가여파로
3등급 차주도 연 17% 대출
“2분기부터 금리 하락세로”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저축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가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하면서 ‘중금리’ 상품이 사실상 사라졌다. 지난해 하반기 조달금리가 급등하면서 중신용자들마저 고금리 대출로 내몰렸고, 이런 분위기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중금리 상품 실종사건’은 연초 금리인하 효과가 저축은행 대출에 반영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저축은행 업계가 신규로 취급한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13.78~19.81%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업권에 제시한 ‘민간중금리 대출’의 금리 상한은 올해 상반기 기준 연 17.5%다. 신용평점 하위 50%(4등급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는 중금리 대출을 내줄 것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용점수가 800점대(신용등급 3~4등급)인 차주들도 이보다 높은 신용대출 금리를 책정받은 경우가 허다했다.

지난 2월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800점대 차주에게 평균 연 17.86%로 신용대출을 내줬고 2위인 OK저축은행도 800점대 차주에게 평균 연 17.58% 금리를 책정했다. 같은 시기 KB저축은행, NH저축은행 등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낮았던 지주계열 저축은행에서도 금리가 큰폭으로 올라 연 12% 이하 대출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통상 3개월 전에 조달한 수신자금으로 대출 영업을 하는 저축은행 업권 특성상 2분기부터는 대출금리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저축은행 업계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5.53%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지난 1월 연 4%대, 2월 연 3%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높아진 데다가 연체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도 높이다 보니 올해 1분기 대출금리가 많이 상승했다”며 “이달 들어서는 대출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앞으로도 차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신금리 인하로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 조달금리도 떨어져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대출 여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업계의 햇살론 조달금리는 1월 5.82%까지 올랐다가 2월 5.7%, 3월 5.2%로 하락했고 특히 이번 달 조달금리는 4.14%로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이달 신규취급분에 대한 금리상한은 근로자햇살론의 경우 11.06%로 전월 대비 0.44%포인트 하락했고, 자영업자 햇살론도 연 10.08%로 전월 대비 0.42%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은행 업권의 매월 햇살론 신규취급분 조달금리는 직전 2개월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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