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찾는 중국인들…“라면 주세요, 화장품도 주시고요”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3. 4. 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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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리오프닝·고부가제품 판매
최근 6개월새 두자릿수 증가율
화장품·의류 수출도 잇단 반등
대한상의, 수출기업 440곳 조사
60% “中소비재개 韓경제 도움”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농수산식품, 화장품, 패션 등 3대 소비재 수출이 올해 들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힘입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의 부진으로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소비재 수출이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매일경제가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3월 농수산식품 수출은 9억8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늘었다. 수출 타격이 심했던 지난해 9월(8억1000만달러)과 비교하면 6개월만에 21.5% 증가한 셈이다.

화장품과 패션·의류 역시 최근 반년 새 수출이 바닥을 찍고 올라서는 모양새다. 지난달 화장품 수출은 7억7500만달러로 5%, 패션·의류는 2억3600만달러로 4%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품목이 25.2% 29.8% 급감한 것과 대된다.

정부는 최근 소비재 수출길이 넓어진 배경으로 중국 내수 회복 효과와 함께 고품질 제품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기자와 만나 “중국에서 고부가가치 농산물과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2~3월 농수산식품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을 기점으로 올해 내내 수출 증가율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 품목을 보면 쌀가공 식품(10.1%), 라면(13.5%)과 같은 가정 간편식과 배(3.5%), 유자차(6.6%) 등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는데 올해에도 이들 품목이 주축이 돼 수출을 이끌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즉석면류 수출은 8억6200만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품목도 일반 라면에서 짜장·불닭·할랄 품목으로 늘었고 최근에는 생면·우동·국수 등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인기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방역조치를 완화하며 화장품·패션·의류 수출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전국 2257곳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 특수가 기대되는 화장품 업종의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조사대상 업종 중 가장 높은 137로 집계됐다.

수출 기업들도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상의가 수출 제조기업 44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0.8%는 ‘리오프닝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소비 확대 기대감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매출, 수익 등 경영실적 차원에서 리오프닝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긍정적 효과를 예상한 기업은 38.2%에 그쳤다. 긍정적 효과를 예상한 기업들은 중국 수출물량 증가(56.0%)와 중국산 부품소재 조달의 공급망 안정(24.2%), 물류차질 완화(9.9%) 등을 이유로 꼽았다. 리오프닝을 우리 기업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로는 한중 관계 개선(32.0%), 미중 갈등과 같은 대중국사업 불확실성 해소(30.6%), 수출 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15.1%) 등이 지목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리오프닝 효과가 화장품, 패션 등 소비재 품목에 먼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반도체 수출의 급격한 악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위주로 수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 교수는 “우리 경제 전체의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소비재 이외 다른 주력 품목들이 함께 반등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도 “수출 회복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불붙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 수요·공급 측면에서의 해결 방안이 아닌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국가적 연대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월 중국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넘어섰지만 제조업 PMI 지수는 2월에 비해 둔화했다”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제조업보다는 소비에 집중되고 있고 국내 반도체 수출 저점도 예상보다 지연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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