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해촉 사태'에 내홍 겪는 與… 김기현 아니고 尹심 반영?

정원기 기자 2023. 4. 1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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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을 두고 여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당 내부에서 김기현 대표의 독자적인 결정이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개입됐을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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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사진은 지난해 2월15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광장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를 만난 홍 시장. /사진=뉴스1
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을 두고 여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당 내부에서 김기현 대표의 독자적인 결정이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개입됐을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쓴소리를 하면 쫓겨난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국민의힘·부산 해운대구갑)은 14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홍 시장 해촉은 김 대표의 독자적인 결정"이라며 "지난번 윤 대통령이 부산 일광수산에 있을 때 저도 있었고 홍 시장도 맞은편에 앉았다"고 밝혔다. 당시 사이가 좋았다는 게 하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물론 홍 대표도 과도한 부분은 있다"며 "전광훈 목사를 공격하는 척하면서 오히려 김 대표를 더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급적 물 밑에서 이야기나 제안을 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수용이 안 됐으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과정을 밟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해촉 결정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전 목사를 자를 거냐고 물어봤는데 홍 시장을 잘랐다"며 "전 목사에 대해 물었는데 홍 시장으로 답한 아주 이상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가 메시지 관리를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심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해촉이 김 대표의 결단이 아니라 외부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가 해촉했을 리가 없다"며 "김 대표는 중재·협상형 인물이어서 이런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가 홍 시장 대표 시절 대변인도 했다"며 "관계가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이렇게 해촉하는 것은 모양새가 너무 안 좋다"고 밝혔다.

윤심 개입 이유로 그는 MBC 방송 출연을 꼽았다. 이 전 대표는 "100분 토론 1000회 특집 때 홍 시장이 '대통령이 정치 초보'라고 말했다"며 "대통령 입장에서는 전용기도 안 태울 만큼 봐주기도 싫은 좌파 방송에 가서 좌파들이랑 홍 시장이 어울렸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김 대표는 홍 시장 해촉으로 확실하게 전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당규에도 없는 상임고문 해촉도 처음 들어봤지만 이미 홍 시장 임기 때 임명해 놓고서는 시장 겸임이 관례에 맞지 않아 해촉했다는 변명은 참으로 궁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망언은 괜찮고 쓴소리는 안되는 국민의힘의 당 윤리가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정치 도의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며 대통령 눈 밖에 난 젊은 당 대표를 내쫓더니 전당대회 룰까지 바꿔 유력 후보들을 차례로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각종 막말을 쏟아내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징계조차 하지 않았다"며 "전 목사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원칙 없는 막가파식 정당 운영이 도를 넘었다"며 "전 목사의 손절을 요구해서 그런 것이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 시장과 관련해서는 "제정신으로 당을 운영하는지 어이없는 당이 돼 간다는 홍 시장의 지적에 틀린 말이 하나 없다"며 "당내 쓴소리도 참지 못하는 김 대표가 국민의 비판은 귀담아들을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김 대표 체제에서 쓴소리하면 쫓겨난다"며 "오히려 막말을 일삼는 사람들이 큰소리를 친다"고 덧붙였다.

정원기 기자 wonkong9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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