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법' 부결에… 與 "쌀 강제매수법" vs 野 "농민 가슴 대못"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이 부결된 가운데 여야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뉴스1

양곡관리법이 국회 재의 투표 끝에 부결된 가운데 여야가 거세게 대립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 13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재석 290명,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효 1명으로 부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반발 속에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려진 법안이 다시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쌀값 정상화법'이 절대 아니다"며 "남는 쌀 강제매수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으로 쌀값이 안정될 가능성도 없다"며 "쌀 수확량이 되레 늘어나 쌀값은 10% 수준까지 하락이 예상되고 농가 소득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지난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쌀 수급 관리 책임을 덮기 위해 무리수를 둔 악법"이라고 말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도 "민주당은 집권 여당일 때도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한 정부의 쌀 의무 매입을 야당이 되자마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국민 먹거리와 농민 소득, 국가의 식량 안보와 직결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또다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현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농민의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았다"고 밝혔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지난 1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의 민심 역주행과 농정 포기에 가슴 깊이 분노한다"며 "국민의힘은 마지막 순간까지 여당의 책임을 저버리고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게서 농가소득 안정과 식량주권 강화를 위한 농정 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며 "민심을 따르고자 하는 의지도, 농민들의 절규에 대한 공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쌀값 정상화법을 가로막았다"며 "농민 생존권을 짓밟고 식량 주권을 위협하는 정부 여당의 무책임한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농민단체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쌀값을 정상화하고 농촌과 식량주권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후속 입법을 통해 반드시 양곡관리법을 정상화할 것"이라며 "이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농민의 절박한 생존권 앞에서 밥 한 공기 다 먹기를 대안으로 내세우던 국민의힘"이라고 꼬집으며 "민생법안마저 정략적으로 거부하는 여당은 민생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염윤경 기자 yunky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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