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자 입소재활시설 전국 두 곳뿐···지원과 관심 절실"

글·사진=김경미 기자 2023. 4. 1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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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끊더라도 단약 기간이 최소 1년은 지나야 마약을 하고 싶은 갈망도 어느 정도 사라지고 약물 자극이 있는 환경에 노출되더라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근육이 생기는 겁니다. 위험한 게 날아와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게 되는 거죠. 하지만 한국에는 마약중독자들의 장기 재활과 사회 복귀를 돕는 시설과 제도가 아직 너무 부족합니다."

마약중독자였던 과거를 딛고 10년 넘게 중독자들의 재활을 돕고 있는 임상현 경기도다르크(DARC·마약중독치유재활센터) 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중독자 재활 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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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마약중독재활센터 경기도다르크 운영하는 임상현 센터장
중독자였던 과거 딛고 재활 도와
개소 4년간 75명중 45명 사회복귀
엄격한 공동생활로 일상회복 훈련
월 생활비·기부금으로 재정 빠듯
평범한 삶 되찾도록 도움 늘었으면
[서울경제]

“약을 끊더라도 단약 기간이 최소 1년은 지나야 마약을 하고 싶은 갈망도 어느 정도 사라지고 약물 자극이 있는 환경에 노출되더라도 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근육이 생기는 겁니다. 위험한 게 날아와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게 되는 거죠. 하지만 한국에는 마약중독자들의 장기 재활과 사회 복귀를 돕는 시설과 제도가 아직 너무 부족합니다.”

마약중독자였던 과거를 딛고 10년 넘게 중독자들의 재활을 돕고 있는 임상현 경기도다르크(DARC·마약중독치유재활센터) 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중독자 재활 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10~30대 젊은 마약중독자들이 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사회 전체가 중독자들의 재활에도 관심을 가질 때라고 역설했다. 임 센터장은 “4년 전 센터를 처음 열었을 때만 해도 40대 입소자가 어린 나이였는데 최근에는 주류가 20대”라며 “지금도 시설에 입소한 12명 가운데 20대가 8명이고 30대가 2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 “어린 호기심으로 마약을 접했던 아이들이 스스로 약을 끊기 위해 자발적으로 힘든 입소 생활을 선택한 것”이라며 “더 많은 중독자들이 용기를 내서 재활을 하고 남은 날들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민들도 힘을 보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임 센터장의 말처럼 다르크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다. 입소자들은 공동으로 생활하며 오전 8시면 일어나 교육·상담·모임·운동 등 빼곡히 잡힌 스케줄을 차례로 소화한다. 직장을 구해 직업 재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모든 활동은 중독자의 삶에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훈련이다. 임 센터장은 “병원 치료를 통해 약 기운을 빼더라도 잘못된 가치관과 습관·규칙을 그대로 둔다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게 마약중독”이라며 “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병원 치료가 끝난 후 재활을 받는 것처럼 마약중독자 역시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능한 한 1년은 머물며 훈련하기를 권하는데 공동생활과 규율을 견디지 못해 이탈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는 것은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직원들은 쪼들리는 재정과 매일 싸운다. 경기도다르크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민간 시설이기에 입소자들이 내는 월 생활비 40만 원과 기부금만으로 생활이 꾸려진다. 입소자들이 머물 공간 비용과 밥값을 치르는 것만도 빠듯하다. 임 센터장도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월급다운 월급을 구경도 못 했다. 활로를 찾기 위해 보건복지부 지원 기관이 되는 계획을 세워봤지만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했다. 입소자 1인당 공간 기준을 충족하는 장소로 겨우 이사는 했는데 월세 부담이 만만치 않다. 직원도 더 채용해야 하는데 넉넉지 않은 형편에 셈이 잘 안 선다. 임 센터장은 “중독자 한 명이 약을 계속하면 약 살 돈을 벌기 위해 판매·밀수·제조 등 더 큰 범죄로 빠져들게 된다”며 “마약이 사회로 점점 번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독자의 사회 복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텐데 정부의 관심이 부족해 많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마약중독자들의 재활을 돕는 경기도다르크의 임상현 센터장이 경기도다르크 포스터 아래에서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임 센터장은 중독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지금의 활동을 그만둘 수 없다고 했다. 마약중독자만을 위한 입소 재활 시설이 사실상 전국 두 곳(경기도다르크·인천다르크)밖에 없기에 자신이 사라지면 아이들이 갈 곳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4년간의 활동이 하나씩 결실을 보고 있는 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지금까지 경기도다르크를 거쳐간 75명 중 45명 정도가 현재는 학교도 잘 다니고 직업 활동도 열심히 합니다. 자신도 중독자들을 돕고 싶다며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친구들도 많죠. 3년 정도만 더 버틴다면 경기도다르크 직원 모두를 이 친구들로 채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중독자들이 스스로 돕는 사람이 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재활 사례가 있을까요. 중독 경험자들이 다른 중독자를 돕는 다르크의 사례를 경기도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뿌리내리도록 하고 싶습니다.”

글·사진=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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