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사찰 입장료 없애려면 관리비용 지원해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사찰 입장료 폐지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관리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우스님은 부처님오신날(불기 2567년 음력 4월8일, 양력 5월27일)을 앞둔 14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진우스님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찰 방문객들에게 받는 ‘문화재 관람료’의 전면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화재 민간 소유자 및 관리단체가 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할 경우 그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기로 한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이 오는 5월 시행되는 데 따른 결정이었다. 문화재청은 관련 예산 421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이날 진우스님은 관람료의 전면 폐지를 할 경우 관리 비용 급증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최소한의 문화재 관리 보존 비용을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며 “저희 요구를 너무 안 들어주면 입장료 폐지가 안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에 따르면 최근 관람료 면제를 시범 실시한 일부 사찰에 입장객이 평소 3~8배 몰렸고, 쓰레기 발생량이 늘고 관리 부담이 커졌다. 진우스님은 입장료 전면 폐지를 실행에 옮길 경우 발생할 추가 비용에 관해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진우스님은 지난해 8월 조계종 노조 간부를 집단 폭행한 승려 2명이 최근 불구속 기소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호계원에서 이들을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계원은 조계종의 사법기구다. 진우스님은 이어 “앞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종단 차원에서 스님들이나 불자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기소된 승려들은 지난해 8월 강남구 봉은사 앞에서 박정규 당시 조계종 노조 기획홍보부장이 1인 시위를 하려 하자 그를 폭행하고 인분을 뿌린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